보험사 AI 도입 ‘잰걸음’…효율성 높이고 비용 줄이고

문자 인식률 높인 AI OCR 속속 도입
인수부터 심사∙청구 등 전반에서 활용

DB손해보험은 지난 4월 AI가 고객이 상품을 가입할 때 들어야 할 설명, 약관이나 청약서 서류 수령 여부 등을 확인하는 스마트컨택센터 서비스를 출시했다. DB손해보험 제공

[세계비즈=유은정 기자] 보험업계가 속속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면서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거래 비용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AI 기술 도입으로 보험금 심사, 청구 업무 등에서 속도가 나면서서 고객 편익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인공지능을 활용한 광학식 문자판독장치인 AI OCR(Artificial Intelligence-Optical Character Reader)을 실손보험금 접수 업무에 도입했다.

 

AI OCR이란 AI 기술을 활용해 광학식 문자판독장치(OCR)를 한 단계 발전시킨 형태의 서비스다. 딥러닝(강화 학습)을 통해 AI가 서류를 스스로 판단하며 학습하게 된다. 자유로운 형태의 병원 진료비 영수증까지 판독해 서류 인식률을 높였다.

 

기존의 OCR 시스템이 병원 진료비 영수증 중에서도 사전에 정의된 양식이나 글자만 읽어 낼 수 있어 새로운 형태의 서류에 대한 문자 인식률이 낮았다. 

 

하지만 한화생명은 AI에 서류를 학습시켜 판독에 적용하는 방식을 고안했고 이를 7월 말에 개발 완료했다. 이후 회사 측은 한 달간 일평균 약 8000건의 서류 인식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 영수증 인식률은 기존의 16%에서 76%로 약 5배까지 향상됐다. 나아가 보험금 청구 접수 담당자들의 OCR 업무 활용도는 최고 80%로 기존보다 약 13배까지 늘어나는 성과를 나타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AI OCR 시스템을 통해 OCR 활용이 늘어나면 실손보험금 청구서류 접수는 더 빠르게 처리돼 보험금 수령까지의 지급기일을 단축할 수 있다”며 “또 실손보험금 서류 접수 담당자는 단순 반복되는 수기 입력업무를 AI OCR로 처리함으로써 보험금 지급 심사 업무에 집중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향후 딥러닝을 통해 실손보험금 청구 서류뿐만 아니라, 다양한 병원 청구서류에도 AI OCR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흥국생명도 AI OCR 솔루션 도입을 통한 보험금 접수 프로세스 전반의 자동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회사 측은 지난달 30일 서울 본사에서 로민과 AI OCR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식을 체결했다. 로민은 자체 AI OCR 솔루션을 통해 다양한 금융사와 협업하며 문서 업무 자동화를 이끄는 스타트업이다. 양사는 이번 보험금 심사 업무를 시작으로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를 활용한 시스템을 보험 업무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한 협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조흥동 흥국생명 보험금심사실장은 “시스템 구축을 통해 보험금 접수 시 문서 정보를 수작업하는 과정을 최소화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고객 편의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금 청구 업무에서뿐 아니라 보험사의 다양한 업무 영역에서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지난 4월 스마트컨택센터 서비스를 내놓았다. 스마트컨택센터는 AI가 고객이 상품을 가입할 때 들어야 할 설명, 약관이나 청약서 서류 수령 여부 등을 확인한다. 계약자를 상대로 AI 로보텔러가 모니터링 콜도 진행하는데, AI로보텔러는 실시간으로 사람 음성을 확인하고 텍스트로 변환해 대화를 주고받는다. 40분 정도의 녹취를 사람이 직접 심사했을 때는 42분이 소요됐지만 AI로보텔러는 3분 만에 심사를 완료, 보험계약도 즉시 확정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신한라이프생명은 상반기 AI 언더라이팅 시스템 ‘AI 원더라이터(Wonderwriter)’를 오픈했다. 머신러닝으로 데이터를 학습해 심사 결과를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교보생명도 AI를 활용한 보험계약 심사시스템 ‘바로(BARO)’를 도입했다. 이는 자연어 처리 기반의 AI로 고객이 정해진 기준에 부합하면 보험계약을 승낙하고 미달하면 거절하는 의사결정을 처리한다. 한화손해보험 역시 보험 계약의 인수심사에 ‘알파 언더라이팅’ 시스템을 활용 중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보험 업무에서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수현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AI는 딥러닝 기술을 통해 음성, 이미지, 비구조화 텍스트를 처리할 수 있는 인지기술의 발달로 사용자의 특성이나 행동을 직관적으로 파악해 관련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보험사들은 보험 인수와 실시간 보험료 산정, 보험금 청구 심사∙지급 서비스 면에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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