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출규제와 금융플랫폼의 진화

팀윙크(알다) 김형석 대표

 

최근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영끌’(영혼을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 내서 투자) 열풍이 좀처럼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대출 규제를 통해 가계 부채의 위험성을 관리하고, 과열된 투자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도 이와 같은 금융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의도다.

 

제1금융권은 신규 대출을 최소화하고 있고 일부 은행에서는 담보대출 판매를 중지했다. 신용대출 한도도 연소득의 2배에서 1배 수준으로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이 같은 대출 총량 규제책은 제2금융권에도 여파를 미친다. 제2금융권의 총량 규제는 ‘옐로 카드’로 불린다. 1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고객들이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계속됨에 따라 2금융권도 1금융권과 동일한 수준의 규제 카드를 받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새마을금고, 단위농수협 등 상호금융 및 보험사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4.1% 이내로, 중저신용자 대출이 많은 저축은행에는 21.1% 이내로 맞출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1금융권의 대출 규제로 발생한 풍선효과를 얼마나 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생활 방식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소상공인이나 저소득자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중저신용자들의 실생활 목적의 대출 정책은 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반영해 일부 소상공인 대출은 총량규제 예외라는 인센티브를 받긴 했지만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은 실정이다. 제때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야 생활을 하거나 가게를 운영할 수 있는 사람들로선 숨이 턱턱 막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총량규제로 인해 개인신용대출한도도 줄어들고 있어 이들의 심리는 계속 위축될 전망이다. 최근 이주열 한은 총재도 "코로나19 위기상황이 겹친 상황에서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취약 계층의 어려움은 커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출 모집법인의 고비용 구조 대신 플랫폼을 활용해 최적의 대출 조건을 찾아 실행하고, 대출받은 후에도 스스로 대출을 잘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해결책은 마이데이터 활성화다. 금융회사엔 영업비용 절감 효과가, 금융소비자들에겐 금리 단층 해소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소외계층의 금융접근성 확대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정부가 추진 중인 대환대출플랫폼도 활성화돼야 한다. 기존대출을 더 낮은 금리와 더 높은 한도로 손쉽게 갈아타고 자신의 부채를 관리한다면 향후에 추가로 필요한 자금을 보다 좋은 조건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업권의 헤게모니를 잠시 내려 놓고 고객 중심의 데이터 기반 혁신 서비스 및 플랫폼이 활성화돼야 한다.

 

금융시장의 변화와 혁신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규제만으로는 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플랫폼과 데이터기술이 결합해 다양한 대안신용평가 모델이 만들어지고, 플랫폼 회사와 금융 회사가 협업해 더 나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때, 금융소비자는 더 많은 권리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팀윙크(알다) 김형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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