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폭염에 집콕까지…가전업계, 여름가전 특수에 ‘방긋’

지난 16일 서울역 하이마트에서 한 시민이 전시된 에어컨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진희 기자] 연일 뜨겁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여름 가전제품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집콕’ 트렌드가 다시 한 번 공고해지는 것 역시 이 같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8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판매된 에어컨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늘었다. 전자랜드 역시 이달 7~13일까지의 에어컨 판매량은 1년 전에 비해 188% 급증했으며, 앞선 일주일 전과 비교해도 44%가량 늘어났다.

 

 통상 에어컨 판매 성수기는 6월, 7월이다. 올해의 경우 앞선 5~6월이 크게 덥지 않고, 7월 초까지 늦장마가 예보되면서 예년 대비 에어컨 판매 실적이 부진했다.

 

 그러나 장마가 예정보다 일찍 물러나고, 30도가 넘는 무더위와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에어컨 구매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후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 사이 도심지역과 해안을 중심으로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한창이다. 낮 동안 축적된 열기가 남아 있는데다 밤에도 남쪽에서부터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당분간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더해 지난달부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재택근무 등 ‘집콕’ 문화가 일상화 됐고, 여름 휴가도 집에서 보내는 ‘홈캉스족’ 등이 늘어남에 따라 높은 에어컨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엔 가장 더운 여름으로 손꼽히는 2018년 수준의 더위와 열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예보된다. 이렇다 보니 가전업계에선 지난 2017~2018년의 에어컨 특수가 재현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당시 에어컨 판매량은 업계 추산 약 250만대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에어컨 판매가 급증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에어컨 설치 지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재완 롯데하이마트 SCM팀장은 “2018년 폭염으로 에어컨을 늦게 구입한 소비자들은 설치까지 최대 15일을 기다려야 했다”며 “이미 남부지역은 에어컨 설치가 하루씩 밀리는 지역이 생기고 있기 때문에 구입 계획이 있다면 서둘러야 설치 지연으로 인한 불편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에어컨뿐만 아니라 제습기 판매량도 늘었다. 일반적으로 제습기는 장마가 오기 전인 6월부터 매출이 오르는 편이나, 올해는 5월부터 비가 자주 내리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이마트가 올해 5월 판매된 제습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5월 대비 17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랜드의 5월 1일부터 6월 20일까지의 제습기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대비 30%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긴 장마에 이어 올해 잦은 비가 계속되며, 한동안 외면받았던 제습기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며 “기후의 변화가 가전제품의 인기까지 좌지우지하는 현상이 앞으로도 반복해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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