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택시장, 지방이 심상찮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대출·세제·청약규제 등 강력한 수요억제책이 쏟아진 이후 잠시 숨을 고르던 아파트 거래시장이 10월 이후부터 거래량 순증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방은 가을 전세가격 상승과 매물 부족에서 자극된 자가 이전 움직임이 주로 중저가 지역과 교통 호재지, 비규제지역 등으로 유입되는 분위기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올해(12월 7일 기준) 세종(41.32%), 대전(16.6%)이 1·2등으로 높은 가격상승을 기록했고, 울산(8.94%), 부산(6.15%), 대구(5.87%) 등지도 수도권인 경기(10.41%), 인천(8.19%) 못지않게 매매가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세종(53.13%), 울산(17.05%), 대전(13.18%) 등지는 전세가격 변동률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에서 1~3등을 차지할 만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풍부한 부동자금(2020년 9월 광의통화 3115조원)과 저금리 현상(2020년 10월 주택담보대출금리 (잔액) 2.72%)이 상시 부동산시장을 자극하는 데다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로 주택 임대차 시장 가격 불안과 정비사업 이슈가 겹친 지방 일부 지역은 2021년에도 좀처럼 주택가격 안정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울산, 광주는 2021년 아파트 입주물량의 감소가 예상되는 대표지역들이다. 인구 113만 명이 거주하는 울산은 851가구로 전년(1588가구)보다 입주량이 46% 감소한다. 광주 또한 2021년 5271가구로 전년(9760가구)보다 39.8%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어든다.

 

경북(4919가구 감소), 전남(4572가구 감소), 경남(3532가구 감소), 전북(2642가구 감소), 충남(2105가구 감소), 충북(전년 대비 1601가구 감소) 등지도 2021년은 전년보다 모두 아파트 입주물량이 감소하는 흐름이 예상된다.

 

이미 아파트 공급 감소가 현저한 울산 남구 일대는 학군수요가 있는 신정·옥동과 무거·야음동의 중저가 단지 위주로, 북구는 매곡·산하동 신축 위주로, 중구는 혁신도시 인근 신축 수요로 아파트 매매가 상승이 뚜렷하다. 2020년 12월 15일 기준 지난 3개월간(10~12월) 아파트 실거래(계약일 집계 기준) 통계를 살펴보면 1699개 거래 면적 중 664개인 39% 거래에서 최고가(직전의 최고 거래가격보다 크거나 같은 가격) 매매를 기록했다.

 

문제는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부산, 대구 등지에서도 최고가 거래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부산은 5797개 거래 면적 중 51.5%인 2987개 면적이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구는 2939개 면적 거래 중 1648개인 56%가 최고가를 기록했다. 부산은 국제신도시 개발 기대감 있는 강서구 명지동 신축 위주 또는 사하구와 부산진구의 역세권 중저가 지역으로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대구는 수성구와 달서구 일대에서 최고가 경신 움직임이 뚜렷하다.  

 

부산과 대구 일대는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및 정비사업 영향 등으로 전세가 상승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는 것과는 양상이 다르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서 기인한 현상보다는 과잉 유동성과 저금리 현상이 야기한 투자수요 유입으로 판단된다.

 

지방은 부동산 수요억제책의 사각지대가 많다. 부산, 대구, 대전, 세종, 충북 일부지역이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지만 지역 내 정비사업, 교통호재, 공급부족, 저평가 매입수요 등 다양한 이유로 외지인 유입 비율이 언제든 증가할 수 있는 틈새와 사각지대가 많다. 입주물량 감소 요인으로 전·월세 가격 불안이 야기될 지역과 매매가 상승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은 곳에 대한 시장 모니터링과 투기적 가수요에 대한 단속이 필요해 보인다.

 

<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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