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부터 개원의까지… “식약처,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가혹하다”

[정희원 기자] 대한피부항노화학회(회장 한광호)가 메디톡스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치가 가혹하다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학회는 보툴리눔 톡신·필러 등을 연구하는 의학 학술단체다. 보톡스·필러 등 안티에이징 치료를 연구하는 피부과 의사들의 연구회를 모태로 탄생했으며 대학교수부터 개원의까지 학술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오랜 보툴리눔 톡신 치료 경험을 가진 관련 분야 전문가 집단으로 메디톡신뿐 아니라 다양한 제약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활용하며 임상경험을 축적해왔다.

대한피부항노화학회(회장 한광호)가 메디톡스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치가 가혹하다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전문가들, “식약처 조치 극단적… 유해성 느끼지 못해”

 

학회는 “국산 보툴리눔 톡신 치료의 저변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한 메디톡신주는 외국제품과 비교했을 때 결코 뒤지지 않는 효능과 안전성으로 의료전문가와 환자들의 신뢰를 얻어온 제품”이라며 “메디톡신 제조·판매 과정에서 규정위반 사실이 있다면 적법한 처벌과 시정이 당연히 뒤따라야 하지만, 전문가로서 가까이에서 제품의 효능과 안정성을 확인해온 만큼 ‘품목허가’라는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할 정도로 제품이 유해했는지에 대해서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호소했다.

 

무엇보다 학회 회원들과 전문가들은 보툴리눔 톡신의 ‘생물학적 특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는 생물학적 의약품이다보니 제품마다 특성이 다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치료에 활용하는 전문가들은 한가지 제품을 선택하기에 앞서 본인이 해당 제품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단계를 거친다. 이후 신뢰를 바탕으로 신중히 제품을 선택한다. 특히 대한피부항노화학회의 경우 수많은 제약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활용경험을 토대로 한 비교평가에도 경험이 풍부하다.

 

학회 측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다른 의약품과 달리 약효를 의료인뿐 아니라 시술받은 환자들도 민감하게 감지하는 특성을 보이는 만큼 결국 ‘품질유지’가 필수적”이라며 “이렇다보니 메디톡신이 치열한 국내 보툴리눔톡신 경쟁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유지해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의사-환자 신뢰에도 ‘적신호’

 

학회 측은 메디톡신은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문제없이 활용해온 만큼 이번 식약처의 판단에 염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메디톡신에 대한 식약처의 조치는 의사-환자 간 신뢰 문제에도 큰 악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해 선처를 강조했다.

 

학회 측은 “이번 조치로 수년간 메디톡신으로 시술받아온 환자들이 크게 놀라고 불안해하는 중”이라며 “전문의로서 기존 치료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확신하고 설명하더라도, 식약처의 조치에 환자들은 안심하지 못하고 오히려 의사를 불신하게 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로 이어질 경우 유해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해오면서도 제품 이상을 감지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환자들과 쌓아온 신뢰를 잃지 않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청원한다”고 덧붙였다.

◆환자 의심 최고조… “잘 쓰던 제품 억지로 교체”

 

실제로 현장의 의사들은 치료에 앞서 환자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잘 활용하고 있던 제품을 본의 아니게 교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약처 조치 이후 이를 활용하는 병·의원은 모든 보툴리눔 제제를 투여할 땐 소비자에 관련 정보를 알리고, 불가피하게 사용할 경우 환자 동의를 구해야 했다. 하지만 현장의 의료진들은 환자들이 먼저 해당 제품을 쓰지 않겠다고 요청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에서 관련 진료에 나서는 개원의 A모씨는 “처음 메디톡스 관련 보도가 나가고 기존 환자들로부터 엄청난 전화를 받았다”며 “자신이 받은 보톡스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닌지, 병원에서 이를 배상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어 “내 경우 다양한 제품을 활용하고 있지만, 메디톡신의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결과로 수년간 선호해왔다”며 “다만 이번 일로 의료진들이 제품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의료소비자들의 걱정하는 전화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라 이미 다른 국산 제품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메디톡스의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인 ‘이노톡스’는 대체제가 없고 환자 만족도가 높아 꾸준히 활용할 계획”이라며 “품목허가와 관련돼 긍정적인 상황으로 판이 뒤집힌다면 다시 메디톡신을 들일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22일 메디톡스 운명의 날… 결과는?

 

한편, 식약처는 지난달 17일 허가되지 않은 원료를 사용했다는 이유를 들며 메디톡신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사용 중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다만 문제가 된 메디톡신은 2012년 12월~2015년 6월에 생산된 만큼, 이미 소진돼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현 시점에서 공중 위생상 위해가 없는데, 식약처가 내린 처분은 과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다만 현재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주’의 제조·판매 재개가 가능해진 상황이다. 대전고등법원은 22일 식약처가 메디톡신주에 대해 내린 잠정 제조·판매 중지 행정처분에 대해 집행정지 판결을 내렸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의 품목 허가 취소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제품을 제조·판매를 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결과는 22일 오후 2시부터 열리고 있는 메디톡신 허가 취소를 논의하기 위한 식약처 청문회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 판결에 따라 식약처도 허가 취소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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