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진출에 그룹 명운 건 ‘재무통’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진 롯데건설

[박정환 기자]  올해 2월 24개 회원사 만장일치로 한국건설경영협회 회장에 선출된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국내 건설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CEO) 중 하나다. 상위 10대 건설사 중 2017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CEO는 하석주 대표와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두 명뿐이다.

 

20년간 건설업 한우물만 파며 뛰어난 리스크 및 재무관리 능력을 보여 그룹 내 ‘재무통’으로 정평이 나 있다. 침체기에 놓였던 주택부문 사업을 활성화하고 잠실 롯데월드타워 완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임을 얻었다.

 

하 대표는 1958년생으로 용문고와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한 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했고 롯데건설에서 인사와 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2011년 롯데건설 전무, 2013년 주택사업본부장을 거쳐 2014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7년 3월엔 부사장 직함을 달고 대표이사에 올랐다. 보수적인 건설업계에서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다음해인 2018년 1월 주택부문 사업 성과를 인정받아 롯데건설 사장으로 승진했다.

 

하 대표는 2017년 이후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신반포13차, 신반포14차, 방배14구역 등 굵직한 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수주전에선 총회에 직접 참석해 주민들을 설득하는 소통능력으로 시공권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2018년엔 서울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주택사업 부문 맞수인 GS건설과 경합해 시공권을 따냈다.

 

매출도 크게 끌어올렸다. 롯데건설의 영업이익률은 2014년 4.4%, 2015년 3.3%에 머물다 하 대표가 취임한 2017년 상반기 7.8%로 급상승했다. 2018년과 2019년 상반기엔 각각 8.4%, 8.3%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 대표는 주택사업 분야 판단력과 추진력, 리스크 관리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룹 오너의 전폭적인 지원도 강점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하석주 대표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최근 신 회장이 롯데건설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은 이유도 전문경영인인 하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고 말했다.

 

미진한 해외사업 성과는 약점으로 꼽힌다. 최근 건설업계는 경기불황과 정부규제로 국내 주택시장의 침체가 예상되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반면 롯데건설은 매출이 국내 주택사업에 편중돼 있고 경쟁 건설사에 비해 해외사업 비중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총 매출 중 해외사업의 비중은 5% 안팎에 그친다. 하 대표가 올해 신년사에서 ‘절체절명의 해’를 언급하며 해외진출을 강조한 이유다. 롯데건설은 2년 전부터 사업을 추진 중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글로벌 진출에 그룹의 명운을 건 ‘게임 체인저’ 하석주 대표의 행보에 재계와 건설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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