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높아지지만… 내려도 동결해도 '걱정'

코로나19 여파 금리 인하 기대감 고조…인하시 정책여력 줄어들어
향후 악재 발생시 대응어려워져…채권 및 금융회사 부실화 가능성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출처=한은

[세계비즈=임정빈 선임기자] 미중무역전쟁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 경제를 강타함에 따라 한국은행의 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사상 처음으로 1.0%를 기록, 사실상 0%대 진입의 목전에 들어선다는 점에서 우려도 적지 않다.

 

26일 정부와 당국 및 외신에 따르면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다수의 국내 증권사들은 물론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과 모건스탠리도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분위기가 급선회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2∼18일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한 기준금리 인하에 조사결과 응답자 중 81%가 동결을 예상했다. 통화당국의 관망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우세했다.

 

이런 분위기가 기준금리 인하로 급속히 바뀐 것은 성장률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콘퍼런스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세계경제 성장률이 2.5%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중무역전쟁으로 큰 타격을 입은 지난해 성장률과 비슷하거나 그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의 타격을 입은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무려 3%로 반토막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경제전망치보다 훨씬 악화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줄어들면 우리나라는 대략 0.5%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 만큼 우리나라 1분기 경제성장은 0%대 또는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커지는 국면이다.

 

구체적인 실물지표를 보더라도 성장의 핵심동력인 수출이 지난 1월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하면 최소한 3~4월까지는 어려움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내수는 코로나19로 인해 꽁꽁 얼어붙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이건 탈출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문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기준금리는 1%가 된다는 점이다.

 

돈을 풀어놓는다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겠지만 중앙은행의 정책여력은 한층 줄어들게 된다. 제로금리까지 100bp(베이시스포인트)만 남아있게 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당장은 시장의 불안감을 다잡는 효과가 있겠지만 앞으로 퍼펙트스톰이 닥친다면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더욱이 시중유동성은 이미 많이 풀려나간 상태여서 유동성함정에 빠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와 당국이 부동산규제를 대폭 강화해놓은 마당에 기준금리를 낮추고 돈을 푼다면 자금 유통이 왜곡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동산을 제외한 다른 곳으로만 자금이 돌다보면 부실기업을 살리게 됨으로써 채권부실화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이와 함께 낮은 금리로 인해 빈사상태에 몰린 금융회사들의 부실화가 촉발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와 동결 중 어느 쪽을 선택하든 어려운 결정이 될 것이 분명하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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