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금융 전문성 갖춘 은행장 출신들 사외이사 ‘러브콜’

(왼쪽부터)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송기진 전 광주은행장,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 각 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은행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인사들이 새 사외이사를 구하는 주요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국내 기업에서 판·검사, 고위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은행 경험이 풍부한 사외이사들은 금융경영 및 재무 분야의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은 지난 25일 개최된 KB금융지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임기 2년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받았다. 권 전 행장은 기업은행에서 외환사업부장, 카드사업본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 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을 거쳐 지난 2013년 12월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에 오른 금융경영 분야의 전문가다. 

 

최영휘 현 KB금융 사외이사는 1년 간 재선임됐다. 최 사외이사는 신한은행 창립 멤버로 지난 2003년 신한금융지주 초대 사장을 역임했다. KB금융은 지난 2015년 경쟁은행 CEO를 지냈던 최 사외이사를 선임한 후 이사회 의장으로 추대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2008년부터 5년 여 간 광주은행장을 지냈던 송기진 전 행장은 지난 2014년부터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로 6년 째 활동하고 있다. 송 전 행장은 지난 14일 하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돼 다음달 30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재무 및 금융경영의 전문성을 갖춘 은행장 출신 인사들이 금융사 및 상장사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과거 우리은행 행장과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던 이순우 현 한라대학교 경영학과 석좌교수는 지난 19일 셀트리온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로 신규 선임됐다. 다음달 27일 정기 주총에서 최종 선임 예정이며 임기는 2년이다.

 

이 밖에 신충식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3월부터 기업은행 사외이사로,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 역시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3월 임기 만료로 삼성전자 사외이사에서 퇴임한 이인호 씨는 신한은행 행장, 신한금융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지난 2010년 3월부터 9년 간 삼성전자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은행권에서 부행장을 지냈던 인사들도 주요 기업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서만호 우리은행 전 부행장과 박일동 수출입은행 전 부행장은 삼성엔지니어링에서, 김정기 하나은행 전 부행장은 지난해 3월부터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에서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한라홀딩스는 이용덕 국민은행 전 부행장을 임기 3년의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 전 부행장은 감사위원도 겸한다. 한라홀딩스의 자회사 한라는 지난 2016년 홍완기 국민은행 전 부행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이정원 신한은행 전 부행장은 지난해 3월부터 하나금융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국내에선 법조인이나 고위관료 출신 사외이사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재무 및 금융경영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금융사 및 상장사의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건 업무 전문성 측면에서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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