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쇼핑 등기임원 사임 … 과다겸직 논란 부담됐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정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쇼핑 등기임원직에서 사임했다. 2000년 롯데쇼핑 등기임원에 오른 지 20년 만이다.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오는 3월 22일 롯데쇼핑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말 사임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된 그는 2013년 대표직을 내놨지만 사내이사는 그대로 유지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호텔롯데 대표이사, 지난달 말에는 롯데건설 대표이사직도 내려놨다. 호텔롯데 비등기 임원직은 아직 유지하고 있다.

 

 재계에선 그동안 신 회장이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계열사 임원 겸직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게 대표직 사임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현재 롯데그룹 계열사 중 롯데지주·롯데제과·롯데케미칼에서 대표이사, 롯데칠성·캐논코리아·에프알엘코리아에서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다.

 

 결국 이번 사임 결정은 임원 겸직 논란을 해소하는 동시에 강희태 유통BU장(부회장)의 전문경영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초석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실형 선고를 받은 것도 사임을 결심케 한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실형은 면했지만 횡령 및 배임 죄목은 인정된 셈이다.

 

 부동산개발업법에 따르면 건설 및 호텔 사업체 등기임원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개발사업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또 상장을 앞둔 호텔롯데의 경우 예비심사 과정에서 대표이사의 사법 리스크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건설·부동산 유관 계열사는 등기임원의 사법 리스크가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결국 대표직 사임은 유통사업 실적 개선, 호텔롯데 상장 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나온 ‘고육지책’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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