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효도여행 떠난다면… ‘이것’ 미리 체크하세요

[정희원 기자] 최근 명절연휴, 제사 대신 가족들이 다함께 해외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형태는 미혼의 성인 자녀와 중장년에 접어든 부모님이 함께 비행기를 타는 ‘효도여행’이다. 나아가 일가친척이 모여 떠나거나, 며느리·사위가 시가·처가 식구들과 여행을 떠나는 형태로 진화하기도 한다.

 

효도여행의 주체는 ‘어른’이고, 이들을 모시는 호스트는 ‘아랫사람’이다. 처음에는 ‘가족들과 행복한 추억을 남겨야지’ 계획했지만 효도여행은 결코 만만한 게 아니다. 모처럼의 여행에 들뜬 것도 잠시, 자칫 감정만 상해 돌아올 확률이 높은 게 효도여행이다. 좀 더 마음 편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족여행’을 위한 꿀팁을 정리해봤다.

효도여행을 떠난다면 부모님 체력을 고려한 유동적인 여행코스를 짜는 게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부모님 체력 고려한 코스·동선 짜세요

 

첫 번째 수칙은 ‘부모님 체력에 맞는 유연한 코스짜기’다. 여행지를 선택할 때에도 비행시간이 4시간 이내인 곳을 고르는 게 유리하다.

 

효도여행을 계획하는 자녀들은 ‘부모님에게 좋은 것은 다 보여드려야지!’라는 열정에 사로잡혀있기 마련이다. 특히 자신이 다녀왔던 여행지를 다시 함께 가는 경우, 좋았던 관광지를 모두 보여주기 위해 빡빡하게 동선을 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때 ‘부모님의 체력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젊은층과 장년층의 체력은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평소 등산·마라톤 등으로 기초체력이 좋은 부모님이라면 자유여행 일정을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점점 지쳐가는 표정으로 변해갈 확률이 높다. 특히 기온가 습도가 높은 동남아시아·대만·홍콩·마카오에서는 체력소모가 더 빠르니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부모님은 ‘알아서 하라’고 하기 보다는 ‘꼭 가고 싶은 곳’을 정해 알려주는 게 효율적이다. 이럴 경우 자녀는 해당 관광지를 중심으로 코스를 짜는 게 수월해진다. 해당 관광지를 1순위로 방문한 경우, 부모님이 지쳐 일찍 숙소로 들어가더라도 자녀는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그래도 부모님이 원하는 곳은 다녀왔다’는 안도감에서다. 숙소도 되도록 여행 동선이 편리한 곳으로 잡는 게 유리하다. 

 

◆부모님을 위한 적절한 한식 메뉴 배치

 

젊은이들은 해외여행에서의 ‘미식’을 중요하게 여긴다. 실제로 효도여행을 기획하는 자녀들은 ‘이왕 해외에 왔으니 현지 음식 문화를 온전히 보여드려야겠다’는 의지가 가득하다. 하지만 중년에 접어든 부모님은 아무래도 ‘익숙한 것’을 더 선호하는 측면이 있다.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기보다 ‘어쨌든 한식’을 외치는 이유다.

 

여행 기획자는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 해당 지역에 유명한 한식집을 미리 검색해두고 ‘비장의 카드’로 갖고 있자. 해외에서까지 한식을 먹는 게 영 내키지 않는다면 평소 접하기 힘든 북한 음식점을 찾는 것도 재미가 될 수 있다. 만일에 대비해 컵라면·햇반·볶음고추장 등을 챙기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부모님 만성질환 앓고 있다면… 영문 처방전·비상약 구비 철저

 

중장년층 부모님 중에는 아무래도 만성질환에 노출된 경우도 많다. 고혈압·당뇨병·천식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면 여행 시 복용하는 약을 철저히 챙겨야 한다. 이럴 경우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질환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약을 여유 있게 챙기자. 특히 인슐린 주사를 맞는 당뇨병 환자는 현지에서 바늘을 구하기 쉽지 않은 만큼, 넉넉히 가져가는 게 좋다.

 

항공기 탑승 시 약물 반입이 거절당하거나, 해외에서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진단명이 포함된 영문 처방전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해외에서 증상이 악화돼 병원·약국을 찾아야 할 경우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이때 영문 처방전을 제시하면 상태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고 정확한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영문처방전은 병·의원 진료 시 요청하면 된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복용약을 충분히 챙기고, 영문 처방전을 발급받아 갖고 가는 게 유리하다. 픽사베이

◆서로 배려하는 화법… “지나치게 눈치 보지 말고, 부정적 현장 평가는 자제”

 

성공적인 효도여행의 핵심은 바로 ‘정확히 말하기’다. 부모님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자녀가 알아주길 바라지 말고 확실히 이야기 하고, 자녀는 부모님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지 않는 게 중요하다.

 

여행을 주도하는 자녀들은 자신조차 낯선 곳에서 여행을 전반적으로 이끌어가는 만큼 ‘잘 해야지’ 부담을 느끼고 여행기간 내내 긴장해있기 마련이다. 이때 부모님이 여행지를 맘에 들어하지 않을까봐, 재미없다고 느낄까봐 눈치를 보기 십상이다. 이럴 경우 오히려 부모님이 자녀 눈치를 보게 되는 불상사가 생기니 지나친 피드백 요구는 지양하자.

 

부모님들은 ‘정확히 말하기’와 ‘불평하기’의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원하는 바를 담백하게 말하되 ‘지금 밥먹은 식당은 뭐가 별로고, 관광지는 생각보다 볼게 없다’ 같은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귀국한 뒤 해도 늦지 않다. 가뜩이나 긴장한 여행 기획자는 이같은 불평이 지속되면 여행지에 대한 불만을 마치 자신이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나중에 여행에 대한 불평은 ‘그땐 그랬지’ 웃어넘길 수 있지만, 여행중의 불평은 서로의 감정만 상하게 되는 요소가 된다.

 

◆힘들다면 ‘패키지 여행’ 대안

 

스스로 주도해 부모님을 모시고 갈 자신이 없다면 ‘패키지 여행’이 답이다. 가이드와 마련된 이동수단을 타고 수학여행 때처럼 열심히 따라다니면 된다. 이럴 경우 자녀도 부모님을 안내해야 한다는 부담이 줄어들고, 부모님도 ‘남들이 다 가봤다’는 여행지의 핵심을 놓치지 않을 수 있어 효율적이다.

 

여행업체 관계자는 “최근에는 패키지 여행이라고 해도 단체관광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친구나 친척끼리 모여 소규모로 진행되는 투어도 많다보니 자녀들이 자신들은 빠지고 부모님에게 패키지 여행을 선물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패키지 선정에 앞서 호텔, 식사, 관광, 인원 등의 포함 내역이 부모님을 위해 적합한지 이런 것들을 꼼꼼히 살펴보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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