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생보사 자산운용 다각화해야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세…초저금리 도래에 하락폭 더 커질 듯
국공채에만 쏠린 투자…대체투자·해외투자 등 확대해야

안재성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기자

[세계비즈=안재성 기자]생명보험사들에게 혹독한 시절이다. 보험영업 실적도 부진한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운용자산이익률까지 하락세다. 생보사들의 이익 창출은 양쪽에서 압박을 받고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보사 운용자산 지난 2015년 6월말 4.41%였던 생보사 운용자산이익률이 지난해 6월말 3.43%까지 떨어졌다. 4년 새 1%포인트 가까이 추락한 것이다. 

 

특히 2016년 6월말 3.96%, 2017년 6월말 3.71%, 2018년 6월말 3.65% 등 매년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올해는 더 암울하다. 경기 불황 탓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인 1% 이하로 인하될 것이 유력시된다.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 생보사 운용자산이익률은 하락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대외 환경만 탓하기보다는 생보사 스스로 자생의 길을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지나치게 안전자산인 채권, 그 중에서도 국공채에 집중된 자산운용을 다각화해 수익률 개선을 꾀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사실 생보사도 과거에는 다양한 수단으로 자산을 운용했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채권 투자에만 몰입하는 등 되레 자산운용능력이 쇠퇴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0년 24.2%였던 주요 15개 생보사 운용자산의 채권 비중은 2017년 49.5%로 부풀었다. 

 

그 중에서도 국공채 비중이 유난히 높아지고 있다. 2000년에는 생보사가 투자한 채권 중 국공채 비중이 21.7%로 특수채(45.4%)나 회사채(32.9%)보다 낮았다. 하지만 2017년에는 국공채 투자 비중이 54.8%로 확대된 반면 회사채 비중은 9.1%로 급락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IMF 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생보사들의 리스크 회피 성향이 극도로 강해졌다”며 “때문에 채권 중에서도 최고의 안전자산인 국공채 비중이 급격히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안전 지향만 고집하다가는 결국 이익의 감소라는 현실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제는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과감한 변화, 운용자산의 다각화가 요구된다. 특히 대체투자와 해외투자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 국내 투자펀드에서 대체투자 비중이 33.9%에 달했다. 2007년말의 5.1%보다 급격하게 확대된 수치다. 

 

이는 그만큼 대체투자의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초부터 8월까지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수익률은 7.67%를 기록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 기금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대체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국내 금융기관 대다수가 대체투자에 높은 흥미를 표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 관련해 가장 핫한 분야가 대체투자”라면서 “보험사들도 대체투자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투자도 수익률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연구원은 “대만의 국채 10년물 금리가 0~1%대의 초저금리 상태임에도 보험사들이 4%대 운용자산이익률을 올리는 주된 원인은 약 70%에 이르는 해외투자”라면서 해외투자의 효용을 강조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지난해 8월까지 국내주식 투자 수익률은 –0.12%에 그친 반면 해외주식 투자 수익률은 22.92%에 달했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저금리 환경이 심화·지속될수록 수익성 측면에서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 관리의 중요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해외투자 활성화를 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부진한 국내 증권시장과 달리 해외 증시, 특히 뉴욕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며 “해외투자는 수익률 증대를 위해 매우 좋은 선택지”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현재 보험사 운용자산의 해외투자 비율은 겨우 15%에 머물고 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법규상 30%로 제한되는 해외투자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으나 이래서는 설득력이 없다. 그보다 먼저 보험사 스스로 해외투자 비중을 30%까지 늘려야 할 것이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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