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슈랑스 ‘25% 룰’ 유예에 한숨 돌린 보험사들

텔레마케팅 비중 높은 신한·흥국·라이나생명 등 안도
당국 "아직 시장 성숙하지 않았다" 판단…경영 부담↓

그래픽=권소화 기자

[세계비즈=안재성 기자] 금융당국이 카드슈랑스 ‘25% 룰’의 적용을 3년 유예함에 따라 신한생명, 흥국생명, 라이나생명 등 텔레마케팅(TM)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이 안도하는 모습이다.

 

카드사들이 특정 보험사의 상품을 일정 비중 이상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규제를 피해가면서 경영 부담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카드슈랑스 25% 룰 적용을 오는 2022년말까지 3년간 유예한다는 내용의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년 2월 7일 입법예고하기로 했다. 

 

카드슈랑스 25% 룰은 카드사가 보험상품을 판매할 때 특정 보험사 비중이 25%를 넘어서면 안된다는 규제다. 

 

방카슈랑스 부문에서는 이미 오랫동안 25% 룰이 적용되고 있다. 이는 한 은행이 계열 보험사 상품만 집중적으로 판매함으로써 고객 선택권을 제한하는 걸 막기 위한 규제다. 

 

다만 카드슈랑스의 경우 아직까지 보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에 그치는 등 시장이 성숙하지 못한 면을 고려해 금융당국은 25% 룰을 유예하기로 했다. 

 

이는 특히 TM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TM은 카드사와 연계해 이뤄지는 카드슈랑스가 대부분”이라며 “규제가 없으면 어느 카드사하고든 자유롭게 접촉해 상품을 얼마든지 팔아도 되기에 보험사의 경영이 한결 편해진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 상태에서 25% 룰의 무리한 적용은 카드슈랑스 채널 자체를 와해시킬 수 있다”며 “TM 상담원의 소득 감소는 물론 구조조정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었는데 유예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신한생명, 흥국생명, 라이나생명 등이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롯데손보, 에이스손보, AIG손보, 흥국화재 등이 TM 비중이 높은 편이다. 

 

흥국생명은 올해 9월말까지 TM으로 190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뒀다. 라이나생명은 134억원, 신한생명은 90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롯데손보는 9월말 누적 TM 원수보험료 3893억원을 기록했다. 에이스손보는 3845억원, AIG손보는 2833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에이스손보는 9월말까지 전체 원수보험료 4650억원 중 TM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AIG손보(4464억원)와 라이나생명(279억원)도 TM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었다.

 

에이스손보 관계자는 “만약 내년부터 카드슈랑스 25% 룰이 적용됐다면 한국 시장 철수까지도 고려해야 했을 만큼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드업계도 25% 룰의 유예를 환영하는 모습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대개 내부에 보험 법인대리점(GA)을 따로 만든 뒤 보험사와 제휴해 상품을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서 얻어지는 수수료가 크지는 않지만 꽤 쏠쏠하기에 규제가 미뤄질수록 이익이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히 신한카드가 좋아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신한카드는 신한생명 상품만 주도적으로 팔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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