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20년 미국 경제 전망과 주요 이슈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미국 경제는 '나홀로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124개월째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투자와 수출 중심으로 성장세가 약화되면서 경기 후퇴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개인소비, 정부지출의 높은 증가세가 고정투자, 수출 부진을 상쇄하고 있지만 최근 제조업 부진이 나타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한 층 더 증폭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장단기 금리 차로 산출된 '향후 1년 뒤 경기침체 확률'은 30%대 중반 수준으로 크게 상승해 투자자들은 미국 경기 침제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양호한 고용 시장 여건으로 소비 증가세는 여전히 견고하나 일부 경제 지표에서 소비 둔화 조짐이 관찰되고 있다. 실업률이 2019년 9월 3.5%를 기록하면서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이 개선되면서 노동 수요를 뒷받침하는 등 여전히 고용시장은 양호한 모습이다.

 

그러나 비농업 취업자수의 증가세 둔화와 고용확산지수(고용증가산업의 비중) 감소세는 간과하기 어려운 불안요인이다. 소득 및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가계 소득 증가율이 소비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어 여전히 소비여력도 존재한다고 판단된다. 다만 소비자 신뢰지수가 2019년 7월 135.8포인트에서 9월 125.1포인트로 꺾이면서 소비 둔화 가능성이 존재한다.

 

민간 고정투자 증가율이 추세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산업경기 위축으로 비거주용 투자 모멘텀이 약화되는 반면 부동산 경기 개선으로 거주용 투자 마이너스 폭이 축소되고 있다. 민간 고정투자 증가율은 2019년 2분기 –1.4%로 13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ISM제조업 지수는 2019년 9월 현재 47.8포인트로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해 산업경기 위축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민간 기업의 투자 수요를 반영하는 비국방자본재 수주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한편 최근 신규 착공과 주택 허가 건수가 늘어나고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거주용 투자 여건이 다소 개선되고 있다.

 

대외거래에서는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상회하면서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지고, 순수출의 기여도는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정부 지출 및 투자 부문에서 정부의 지출이 늘어나면서 경제 성장에 긍정적 기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일부 경제 지표에서 경기 둔화 신호가 포착되고 있고 경기 확장세가 무한 지속되긴 어렵기에 2020년 미국 경제는 둔화가 불가하다. 또 유럽, 중국 등 주변국 경기가 뚜렷하게 꺾이는 상황에서 미국은 나홀로 상승세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 주요 기관들은 2020년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019년보다 0.2%∼0.6%포인트 정도 하락한 2% 전후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수출과 투자 부진으로 인해 주요 기업들의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향후 고용 둔화와 임금상승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나 여전히 소비, 고용 등 다른 부분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점진적 둔화인 '연착륙(Soft Landing)' 견해가 우세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비관론도 존재한다. 그 이유는 미국 경기의 하강 폭을 좌우할 이슈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중 무역협상이 부분합의에 도달했으나, 시행 중인 관세 조치에는 변동이 없으며 완전 타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가계와 기업의 어려움을 누적시킬 것이다.

 

2019년 12월까지 중국산 수입품의 관세 인상 조치 및 계획으로 총 321억 달러 규모의 경제 손실뿐만 아니라 향후 2년 동안 가구당 1315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 이유는 통화 정책 및 재정 정책의 한계다. 이미 낮은 수준의 정책 금리, 재정 건전성 우려 부각 등으로 통화 및 재정 정책은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향후 미국 경기 둔화 시 미 연준(연방준비제도이사회)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정책 금리는 낮은 수준을 보여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또 2020년 재정수지 적자가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는 등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두드러져 재정 지출이 크게 확대되지 못할 것이다.

 

셋째, 제조업 경기 부진의 확산이다. 미국 제조업 경기 부진이 서비스업과 고용 등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광공업 전체의 생산 활동 동향을 볼 수 있는 산업생산지수 증가세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또 추세적으로 제조업과 비제조업 경기 지표와 고용 관련 선행 지표가 동반 하락하고 있고, 제조업 위기가 전염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넷째, 달러화 약세 전환이다.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달러화가 향후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 경기 부진,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 등의 요인으로 인해 약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다만 미-중 무역 분쟁 재확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달러화 약세가 제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선거와 정책 불확실성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선을 위해 포퓰리즘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어, 미국의 정치적 리스크 및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미국은 미-중 무역 전쟁 등의 영향으로 무역정책을 중심으로 경제 정책 리스크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낮은 지지율과 세계 경기의 하락추세 등을 고려할 때, 재선을 위한 포퓰리즘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존재해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경제 지표와 전망치를 보면 2020년 미국 경제는 연착륙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경제 불확실성 요인들이 산재해 예상보다 빠른 경기 하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미국 경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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