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일의 전자계산기] 웅진코웨이, 계산대로 넷마블에 캐시카우 될까

생존 위한 사업 다각화, 웅진코웨이 인수로 안정적 자금원 확보
게임-렌탈 시너지 의문, 실탄 소진해 향후 M&A 참여 어려워져

기업들은 신시장 개척 및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인수·합병(M&A), 매각, 분할 등 중요한 결정을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적정하게 산출이 됐는지, 수익성은 괜찮은 것인지 투자자 입장에서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제시되는 공모가나 각 기업의 연봉이 어떤 방식으로 산정됐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세계파이낸스는 다양한 평가 방법과 기업간 비교 등을 통해 숫자의 비밀을 파헤치는 [전자계산기] 시리즈를 진행한다. <편집자 주>

 

 

넷마블 구로사옥.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장영일 기자] 웅진코웨이의 지분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넷마블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넷마블은 웅진씽크빅의 웅진코웨이 지분 25.08%의 인수가로 약 1조83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은 게임산업에서 확보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 등을 렌털사업에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를 선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게임 산업의 성장 한계에 부딪친 것이 아니냐는 의견에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게임과 가전의 시너지 창출 계획에는 의구심이 남는다. 더욱이 실탄을 다 소모한 넷마블이 향후 기업인수합병(M&A) 시장에선 발을 뺄 것으로 보여, 결국 웅진코웨이 인수는 안정적 수익창출이 최대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 넷마블의 다각화 전략, 선택 아닌 필수였다

 

작년 3월 넷마블은 넷마블게임즈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게임사에서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실제 국내 게임산업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PC게임은 이미 2016년 이후 하향세를 걷고 있다. 모바일게임은 헤아릴 수 없는 경쟁업체들로 포화 상태다.

 

최근엔 중국산 게임들이 높은 완성도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 유입되면서 국내산 게임들이 밀려나고 있다.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 10개 순위 안에는 이미 중국 게임 등 외산 게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국내 게임들이 고전하고 있다.

 

넷마블은 그간 히트 게임들을 통해 현금성 자산을 축적해왔다. 그 사이 인수합병 시장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다각화 전략을 드러낸 바 있다. 최근엔 넥슨 인수전에도 참여한 바 있다.  

 

넷마블은 올해 상반기말 기준 현금성 자산 1조1400억원을 보유중이다. 단기금융상품(2272억원)과 지분증권(1조400억원)을 포함하면 전체 금융자산은 2조6700억원에 달한다.

 

이에따라 이번 웅진코웨이 인수는 외부 차입없이 보유 자금만으로 인수 대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장원 넷마블 부사장은 "코웨이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보유하고 있는 자체 현금을 활용할 계획"며 "앞으로 게임사 M&A도 적극 진행할 계획인데 연간 3000억~4000억원 정도의 에빗타에 차입금도 없고 투자자산도 여럿 보유 중이라 다른 M&A 기회에 적극 대응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실탄 다 쓴 넷마블, 향후 인수합병 기회 놓치나

 

투자자 사이에선 우선 기대보다 우려의 시각이 엿보인다.

 

넷마블도 웅진처럼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웅진은 2012년 유동성 위기로 알짜 자회사인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가 지난 4월 1조9000억원을 들여 다시 넘겨 받았다. 그러나 무리한 인수로 재무상황이 악화되면서 다시 3개월 만에 매물로 내놨다.

 

다행히 넷마블은 웅진과 같은 승자의 저주는 피해갈 것으로 예측된다.

 

투자자들의 우려는 사측이 밝힌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문에서 나온다는 분석이다. 바로 게임과 렌털사업의 시너지가 낙관적으로 좋게 보아도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넷마블은 게임산업에서 확보한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렌털사업에 접목, '스마트홈 구독경제'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게임과 렌털사업은 주고객층도 다르고 업종 간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웅진코웨이 인수에 실탄을 다 소모하면서 본업인 게임개발 등에 대한 투자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향후 인수합병 시장에서 좋은 매물이 나왔을 때 기회도 놓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경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그동안 M&A를 통한 성장 가능성으로 동종업계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받아 왔는데 이번 웅진코웨이 인수로 그 기대가 다소 꺾였다"며 "넷마블이 게임업체로서 성장 방향과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인수합병 매물이 나왔을 때 실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인수 결정 확정 후 구체적인 사업 방향성이 결정돼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넷마블 창업자 방준혁 이사회 의장. 사진=연합뉴스

 

◇ 결국 시너지보다 현금창출에 무게…브랜드 가치 훼손 말아야

 

넷마블은 이번 웅진코웨이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자금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웅진코웨이의 현금창출 능력은 넷마블을 크게 앞선다. 웅진코웨이는 작년 연간 매출 2조7073억원, 영업이익 5198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넷마블 영업이익은 2417억원이다.

 

서장원 넷마블 부사장은 "구독경제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 창출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최근 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며 "앞으로 웅진코웨이의 렌탈 사업 모델은 향후 IT 기술과의 결합에 따라 성장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을정 연구원은 "넷마블의 코웨이 투자는 구독경제 플랫폼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구독형 렌탈 서비스는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어 성과 변동성이 큰 게임사업과 달리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웅진코웨이가 구축한 렌탈업계 1위 이미지에 게임사 이미지 접목은 불확실성을 안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웅진그룹으로부터 웅진코웨이를 매입한 이후 웅진코웨이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했다. 이후 웅진코웨이는 고객 이탈을 막으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다.

 

윤 연구원은 "웅진코웨이는 가전 렌탈 기업이기 때문에 넷마블의 본업인 게임과의 융합 가능성 역시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웅진코웨이와 넷마블은 렌탈과 게임사라는 확연히 다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면서 "넷마블이 렌탈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 개입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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