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DLF사태' 금융사 경영진에 책임 물을 수도"

윤석헌 "자율규제 효과 못 낸 건 금감원 책임…금소법 제정 논의도 절실"
치매보험 대리청구인 지정 비율 저조, 신라젠사태 신속 수사해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세계파이낸스=오현승 기자] 8일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금융권에서 발생한 해외 주요국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손실 사태에 대한 금감원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지난해 미스테리 쇼핑을 실시하고서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질타와 재발방지 대책에 절실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윤석헌 "'DLF사태' 경영진 제재 검토…필요시 피해자에 소송지원"

 

이날 금감원 국감에서는 금감원이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스테리 쇼핑은 과거 키코(KKO)사태 이후에 만들어진 제도로 이번 DLF사태에선 금융당국이 서면보고만 받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노력을 못했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전해철 의원도 "금감원은 지난해 6~8월 미스테리 쇼핑을 실시해 은행들에 '저조', '미흡' 등급을 내리며 파생상품판매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DLF에 대해선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석헌 원장은 "미스테리 쇼핑은 용역직원들이 (은행 영업점에) 나가서 진행하는데, 전문성이나 인력풀이 제한적"이라며 "은행도 (미스테리 쇼퍼를) 쉽게 인식해버린다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측면에서 은행 자체적으로 신뢰성을 높이도록 자율규제를 통해 유도했는데, 이번 상황에서 적절하게 효과를 보지 못했고 그 부분은 금감원도 책임이 있다"고 답변했다.

 

또 윤 원장은 "중개기능 잘하고 생산적금융, 포용적금융을 잘 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이자수익은 장려할 수 있겠지만 요즘 DLF사태와 같은 방식으로 비이자이익을 늘려가는건 바람직하다고만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재발방지 대책을 제대로 수립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DLF사태는 지난 2015년 금융상품의 판매심사를 사전심사에서 사후보고로 개편하는 식의 규제를 완화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다시 사전신고제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사후보고 요건을 강화하는 식의 대안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을 두고 왕성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이에 대해 "규제완화를 통해 금융산업의 발전을 유도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할 수 있지만 규제완화가 금융산업 발전의 필요조건은 아니다"라면서 "법으로서 필요한 부분은 감독강화가 반드시 뒤따라아 한다고 생각한다"며 금소법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금소법(정부안)은 금융상품 유형 분류 및 금융회사 등 업종 구분, 금융상품 유형 분류 및 금융회사 등 업종 구분, 금융상품 유형 분류 및 금융회사 등 업종 구분, 금융상품 유형 분류 및 금융회사 등 업종 구분, 금융교육 지원 및 금융교육협의회 설치, 금융분쟁의 조정제도 개선, 금융상품판매업자 등의 손해배상책임 강화, 금융소비자의 청약 철회권 및 위법한 계약 해지권 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법안소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윤 원장은 앞으로 재방방지를 위해 DLF를 판매한 금융회사의 경영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날 이학영 의원이 "DLF사태는 설계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문제가 드러났는데, 이는 일선 창구의 판매직원이나 실무자만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 은행장이나 임원도 책임을 져야할 문제"라고 지적하자, 윤 원장은 "재발방지를 위해선 경영진에게도 책임을 묻는 게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또 이 의원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권고에 따르겠다면서도 김앤장 변호사 등을 대거 동원하는 등 불복 가능성도 있다"고 한 데 대해, 윤 원장은 "공익목적이 있다고 판단할 땐 금감원이 소송을 지원할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검토해서 기준을 마련한 후 가급적이면 (투자자들이) 부당하게 취급받지 않도록 해결점을 모색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도표=오현승 기자

 

DLF판매에서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 예로 우리은행은 DLF의 기초자산인 독일 국채금리가 하락한다는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연구결과도 무시하고 상품 배리어나 손실배수를 조정하면 DLF를 지속 판매했다"며 "기획, 심사단계에서 (이와 같은) 상품 판매를 하지 않기로 한 신한은행과 국민은행과 달리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선 유달리 문제가 커졌다"고 꼬집었다.

 

윤 원장은 "두 은행 모두 내부통제 문제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가장 두드러진 건 우리은행이 은행에서 지주(우리금융지주)쪽으로 가고 있는데, 업무다각화, 수수료수익 확대 등의 측면에서 상당부분 압력을 느끼면서 조급하게 (수익 증대를) 추진하다가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치매보험 지정대리인 의무화 고려…키코 분조위 조만간 처리"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치매보험 계약 시 대리청구인을 의무적으로 지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치매에 걸린 보험 계약자가 스스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대리인을) 누구로 지정할지 어려운 경우, 대리인 지정 기피하는 경우 등이 있어서 이를 감안하되 기본적으로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올해 기준 33개의 생명 및 손해보험사에서 누적 판매된 치매보험 280만 4103건 가운데 대리청구인을 지정한 비율은 6.3%(17만 8309건)에 불과했다. 전 의원은 "치매보험 가입자들이 보험금 청구할 때 문제 소지가 많다"며 "현 암보험 이상의 문제 발생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금감원이 '신라젠 사태'를 보다 주도적으로 처리해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내부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가에 영향을 미치려는 건 정말 문제가 크다. 최근 바이오업체에 이러한 문제가 있다"고 따져물었다. 김 의원은 "한 두 명 검찰에 넘기고 금감원이 손을 털 문제가 아니다"고 부연했다. 신라젠은 지난 8월 초 3상 임상시험 종료 계획을 발표하기 전 최대주주를 비롯해 친인척과 회사 임원 등이 보유 주식을 대량 매도한 게 밝혀지며 미공개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금감원이 조사를 하고 궁극적으로 사법처리를 위해선 공소권이 있는 검찰과 협의하게 돼 있다"며 "사건이 긴급하면 패스트트랙을 통해 빨리 수사가 이뤄지도록 해 투자자보호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윤 원장은 키코 분조위를 조만간 처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는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달 내 키코 분조위를 개최해달라고 한 데 대한 답변이다. 윤 원장은 "현재 (관련된) 6개 은행과 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완벽한 조정은 못했지만 현재 의견이 어느 정도 근접한 상태"라고 말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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