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200조 퇴직연금' 시장 쟁탈전

전담부서 꾸리고 담당부서 지위 격상…고객수수료도 인하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 1.01% 불과…수익률 개선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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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파이낸스=오현승 기자] 퇴직연금시장이 200조 원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은행권의 고객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퇴직연금은 한 번 유치하면 장기간 안정적인 수수료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은행들은 전담 부서 신설 및 그룹 계열사 간 제휴를 비롯해 퇴직연금 수수료를 낮추는 방식으로 고객 유치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 190조…수익률 '신한' 두각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 원 수준이다. 이는 직전년도(168조 4000억 원)보다 21조 6000억 원(12.8%) 늘어난 수준이다. 이 규모는 내년 210조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수익률은 신한은행(1.62%)이 가장 높았다. 다음은 KEB하나(1.56%)·국민(1.54%)·우리(1.50%)·농협(1.41%)·기업은행(1.27%) 순이었다.

 

DB형 퇴직연금 적립금 역시 신한은행이 9조 5023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6대 은행 중에선 농협은행(6조 882억 원)의 적립금 규모가 가장 적었다.

 

확정기여형(DC) 역시 신한은행의 수익률(1.83%)이 6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국민(1.71%), KEB하나·기업(1.67%), 우리(1.59%), 농협은행(1.51%)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 2분기 기준 DC형 적립금 규모는 국민은행이 7조 2087억 원으로 1위에 올랐다. 농협은행의 DC형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조 6813억 원에 그쳤다.

 

개인형IRP의 경우 신한은행의 수익률이 1.99%로 6대 은행 중 1위를 차지했다. KEB하나은행이 1.62%로 그 뒤를 이었고, 국민(1.38%)·기업(1.32%)·농협(1.30%)·우리은행(1.29%)의 수익률은 1%대 초반에 그쳤다. 올 2분기 국민은행은 6대 은행 중 가장 많은 개인형IRP 적립금(4조 2235억 원)을 유치했다.

 

◇위상 높아진 퇴직연금부서…수수료 인하도 

 

퇴직연금시장이 확대되자 은행들은 퇴직연금 담당 부서를 새로 꾸리거나 그 지위를 격상시키는 추세다. 수익률이 낮은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초 신설한 연금사업본부를 지난 6월 연금사업단으로 격상했다. 이 은행은 DC형 퇴직연금의 자산관리 수수료율 일괄 0.02%포인트 인하하기도 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해선 운용 및 자산관리 수수료를 절반으로 줄였다. 이에 더해 지난 6월엔 청년가입 손님의 경우 최대 85%, 연금수령 손님의 경우 최대 95%까지 IRP수수료를 인하했다. 지난달 말부터는 누적 수익이 마이너스인 경우 운용관리 및 자산관리수수료를 감면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퇴직연금 수익률 관리를 위한 '퇴직연금 자산관리센터'를 신설했다. 퇴직연금 자산관리센터는 PB 업무에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30여 명의 상담원으로 구성된 종합상담센터로 우리은행 퇴직연금부에서 운영한다. 이 곳에선 △만기 도래 상품 보유 고객 △저금리 상품 보유 고객 △손실이 난 고객으로 고객군을 나눠 고객별 일대일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금융은 지난 6월부터 그룹 계열사 퇴직연금 부문에 매트릭트 조직을 도입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7월부터 개인형IRP 가입자를 대상으로 누적 수익이 마이너스인 경우 당해년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또 만 34세 이하 가입자의 운용수수료를 20% 감면하고 연금 방식 수령 시 연금수령기간 운용관리수수료도 30% 감면하기로 했다.  

 

이 밖에 은행금융지주들은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도모하기도 한다. 한 예로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신한생명이 그룹 퇴직연금 사업부문에 공동 참여한다. KB금융그룹은 WM(웰스매니지먼트)부문에 연금본부와 연금기획부를 신설하고 지주·은행·증권·손해보험의 연금기획부를 4사 겸직체제로 꾸렸다. 동시에 국민은행은 기존의 '연금사업부'를 본부급인 '연금사업본부'로 격상했다. 

 

◇'1%대 수익률' 어쩌나…당국 "비교공시·제도개선 병행"

 

퇴직연금 적립금은 내년 21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저조한 수익률은 개선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1.01%에 그쳤다. 1년  전(1.88%)보다도 더 하락한 수준이다. 최근 5년 및 10년 간 연환산수익률 역시 각각 1.88%, 3.22%에 머물렀다. 금감원은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이 상승했지만 주식시장 불황에 따른 펀드 수익률 급락 등으로 지난해 연간 수익률이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저조한 수익률에도 운용관리수수료, 자산관리수수료, 펀드 투자비용 등이 반영된 총비용부담률은 0.41~0.60%에 이른다. 이 같은 결과는 가입자(근로자, 사용자)의 무관심, 과도한 보수적 투자성향, 금융사의 수익률 제고노력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금감원 측은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및 수수료 합리화를 위해 지속 노력하는 한편 연금가입자 편의 증진을 위해 정보공시 강화 등 인프라 정비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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