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정유화학사 하반기 '빨간불'

정제마진 하락·환율 불확실성에 타격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정유화학업계의 하반기 업황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2분기 3.5달러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후 7월 둘째주 배럴당 7.5달러로 회복했지만, 7월 마지막주 6.6달러로 다시 감소했다. 지난달 회복세를 보이던 정제마진이 또다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 실적을 좌우하는 요인이다. 정제마진이 배럴당 4~5달러를 넘겨야 이익을 낼 수 있고 반대의 경우 손해를 보게 된다.

 

현재로선 순익분기점을 웃돌고 있지만 하반기 중국 등 석유업체들이 신규 설비를 가동할 예정이라 정제마진 하락이 예상된다. 정제마진이 하락하면 국내 정유사들에게 불리하게 작용된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환율이 불안정한 것도 정유사들에게 불안한 요소다. 최근 환율은 3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1200원선을 뚫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해외에서 달러로 원유를 매입하는 정유사들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수입의존도가 높은 정유업계는 원재료 수입 규모가 크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학업계도 미중 무역분쟁 확전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중국 석유화학 시장이 침체되면서 중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화학사들도 비상이다. 불확실성이 점차 확대되면서 화학사들의 경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미 국내 대표 화학기업인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0.6%, 42.3%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업체의 공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도 화학사들의 사정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희철 KT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경기지표 둔화, 지정학적 우려 등으로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경제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석유화학 수요도 본격적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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