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의 韓日관계, 국면전환 가능할까…기류변화에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2시부터 30분 동안 청와대 본관에서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출처=청와대

[세계파이낸스=임정빈 선임기자]  감정적인 대립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 관계가 과연 국면 전환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9일 외신에 따르면 나날이 심화되고 있던 한일 간의 대립 와중에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가 수출규제가 '오판'이었다고 인정하고 아베 총리도 자민당 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일부 기류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한국 내에서 자발적 불매운동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일본여행 취소사태와 한일 지자체 교류 중단이 이어진 것이 영향을 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그동안 한일 관계에 대해 관망 자세로 일관했던 미국도 물밑에서 이 문제에 개입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먼저 마이니치신문은 9일 '징용공 대응 촉구 의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함께 지자체와 스포츠 교류에서도 중단이 이어져 일본 정부 관계자가 "예상 이상으로 소동이 커졌다"며 '오산'이 있었음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이 '과잉 반응'(외무성 간부 발언)인 한국에 대해 수출 허가를 발표해 냉정한 대응과 함께 중심(문제)인 징용공 문제과 관련한 대처를 재차 촉구한다는 생각"이라며 이달 후반부터 외교 당국 간 협의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일 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날 AFP도 "아베 총리가 집권 자민당 내에서 좌절을 겪고 있다"는 무코야마 히데히코 일본총합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의 발언을 인용, 일본이 한국의 반응을 잘못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일본정부가 예상했던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AFP는 다만 양국 간의 대립으로 인해 양국 경제도 타격을 입고 있을 뿐 아니라 안보측면에서도 한미일 삼국 체제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미일 안보체제의 주축인 미국은 최근 들어 이 문제에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하고 있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7일(현지시간) 한일 모두 성찰(soul searching)이 필요한 시점이며 미국이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서 9일 방한 중인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경두 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촉발한 한일 갈등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ㄱGSOMIA) 연장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소미아에 대해서는 잘 해결돼야 한다는 정도의 공감이 이뤄졌고 더 연장돼야 한다든가 하는 구체적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며 "실무적 얘기를 하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지소미아 연장 여부가 큰 관심을 모은다.

 

이는 앞으로 한일 간의 협상 및 미국의 개입 수준에 따라 결정될 공산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이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일단 단행했던 만큼 원상복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소미아든 한일협상이든 어느 선에서 상호 이익을 만족시킬지에 대해 양측이 크게 고민해야 할 상황을 맞게 됐다.

 

jblim@segye.com

ⓒ 세계비즈 & segyef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