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일의 전자계산기] 삼성전기, PLP사업 매각 손익은?

7850억원에 삼성전자 양도, 투자금액 회수+미래 손실 보전 차원
MLCC에 선택과 집중…"신규 사업 진출 M&A 가능성도 열려 있어"

기업들은 신시장 개척 및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인수·합병(M&A), 매각, 분할 등 중요한 결정을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적정하게 산출이 됐는지, 수익성은 괜찮은 것인지 투자자 입장에서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제시되는 공모가나 각 기업의 연봉이 어떤 방식으로 산정됐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세계파이낸스는 다양한 평가 방법과 기업간 비교 등을 통해 숫자의 비밀을 파헤치는 [전자계산기] 시리즈를 진행한다. <편집자 주>

 

 

세종시 삼성전기 공장.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장영일 기자] 삼성전기는 지난 4월30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자에 PLP(반도체패키징) 사업을 양도하기로 확정했다.

 

PLP는 반도체를 메인 기판을 바로 연결해주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로 삼성전기의 미래 먹거리였다. PCB를 이용하지 않아 전체 칩 두께를 절반 가량 줄일 수 있는데다 전력소모와 동작소모 등도 개선돼 반도체 업계에서는 소형화를 위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같은 중요성에 PLP는 삼성그룹 차원에서 추진된 사업이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와 2015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연구개발에 착수해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기술을 완성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사업을 모두 넘기면서 삼성전기는 약 7850억원의 현금을 쥐게됐다. 삼성전기로서는 남는 장사였을까.

 

삼성전기가 올초까지 PLP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약 5000억~6000억원으로 알려졌다.

 

PLP가 속한 기판솔루션 분야 투자액은 2015년 3862억원, 2016년 2286억원, 2017년 3302억원, 2018년 920억원이 집행됐다.

 

삼성전기는 이윤태 사장 직속으로 PLP 조직을 두고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중점 육성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기판솔루션 부분은 2014년부터 줄곧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엔만 1878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적자 누적액은 5293억원으로 앞으로도 매년 평균 13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투자액과 적자액을 단순 합치면 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

 

결국 삼성전기로서는 현재 성장동력으로 잘 커준 MLCC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한 보인다.

 

더욱이 PLP 기술을 더 고도화하고 양산능력도 강화해야 하는데, 삼성전자가 삼성전기보다 시너지 효과와 투자 여력이 더 크다는 것이 사업 양도 배경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PLP사업이 일정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대규모 투자와 원스탑 서비스가 필요해 삼성전기에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저하와 투자금 부담이 존재했었다"면서 "사업 양도로 단기적으로는 관련 적자 축소, 장기적으로는 전장용 MLCC 등의 주력사업 투자재원 확보의 수혜를 입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가 올해 PLP사업에 들이려던 3000억원가량의 현금을 아낄 수 있고 PLP사업에서 보던 연간 영업손실 1200억~1300억원을 줄이는 효과를 볼 것이란 분석이다.

미래 성장 동력을 삼성전자에 내줬다는 불안감은 남는다.

대신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작년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수 있었던 일등 공신도 MLCC다.

삼성전기는 올해 1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MLCC 사업 성장의 축을 IT에서 산업·전장용으로 전환하고, 비 IT용 MLCC 매출을 3분의 1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작년 MLCC 사업을 영위하는 컴포넌트솔루션 사업에 9112억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더욱이 삼성전기가 조만간 M&A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여력은 충분하다. 작년말 기준 현금성자산만 1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PLP 사업을 삼성전자에 넘기면서 7850억원의 자금도 확보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외에도 5G 통신 모듈 등 새로운 사업에 대규모 투자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기존 분야 강화 뿐만 아니라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M&A도 언제든 고려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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