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코리아로 가는 길①] 왜 5G인가?…4차 산업 패권 가늠자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초저지연·초연결·보안성 갖춘 미래산업 촉매제
정부 규제 속 대규모 투자· 킬러 콘텐츠 부족…5G 경쟁서 주도권 잡아야

인공지능(AI)·로봇·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차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는 5G(5세대 이동통신)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할 촉매제가 바로 5G이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5G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위해 치열한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절대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세계파이낸스는 한국 5G의 현재를 진단해보고,  다음 단계 도약을 위한 방안 등을 조망해보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파이낸스=장영일 기자]  지난 2019년 4월3일 밤 11시. 미국 통신 업체인 버라이즌이 4월4일로 5G 상용화를 앞당긴다는 첩보가 전해지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 3사는 한밤에 5G 1호 가입자를 서둘러 개통시키면서 미국에 55분 앞선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5G 세계 최초 상용화' 약속은 지켜진 셈이다. 한국은 2015년 3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현장에서 "2019년 3월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 타이틀도 한국이 따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10 5G'를 출시하면서 스마트폰과 서비스 모두 최초로 5G를 완성한 국가는 한국이 됐다.

과거 3G, 4G(LTE)때는 이같은 최초 타이틀 경쟁은 없었다. 그만큼 5G 상용화 최초라는 타이틀이 주는 상징적 의미는 남다르다. 이는 한국의 이동통신 기술력이 세계에서 가장 앞섰다는 의미일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서 한국이 선두주자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최초로 언급된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할 촉매제가 바로 5G다.

5G는 이전 통신기술과 무엇이 다를까.

5G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LTE보다 20배 빠른 통신 기술이다.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다. 끊김 없는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초저지연, 높은 보안성이 강점이다.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걸리는 시간이 단 0.001초에 불과해 자율주행차와 같이 양방향 통신 네트워크가 필요한 미래 기술 상용화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인프라다.

LG유플러스와 한양대가 개발한 5G 자율주행차 `A1`이 서울 올림픽대로에서 성수대교로 진입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특히 단순히 B2C 뿐만 아니라 5G가 주목받고 있는 곳은 바로 B2B 영역이다.  자율자동차, 원격의료, 스마트팩토리, 물류, 미디어 산업에서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기, 안내 로봇, 드론, AI 스피커 등 스마트 디바이스들이 일반 소비자에게 보급되기 시작됐으며, 산업현장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올해 안으로 스마트팩토리로 다시 태어난다. 공장 곳곳에 설치한 IoT(사물인터넷) 센서들이 5G망에 연결되며, 현장에 있는 요원들은 AR 글라스를 쓰고 작업하면 데이터가 바로 중앙센터로 전달된다. 그만큼 작업효율성이 대폭 향상된다.

LG유플러스가 한양대와 개발한 자율주행차는 최근 혼잡한 서울 도심 도로를 달리며 성공적으로 주행을 마쳤다. 이 자율주행차는 5G 네트워크 상용망을 이용, 도로상황에 맞는 주행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끼어들기, 차선 변경 등의 시연을 자연스럽게 해냈다.

신세계그룹은 고객이 백화점·마트·쇼핑몰에 직접 오지 않고도 VR 공간에서 실제 매장에 전시된 것과 똑같은 상품을 둘러보고 결제하는 서비스를 내놓는다.

각국 정부 및 기업들은 5G 등 4차 산업혁명에서 선두가 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은 가져왔지만 앞으로 전개될 지배력 경쟁에서 우위를 지속할 지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중국 등이 대규모 투자와 정부 지원을 무기로 전력투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KT가 4K 초고화질로 현실감을 높인 `KT 슈퍼VR`을 출시했다. 사진=KT

과거 중국의 통신 사업은 후발주자에 불과했다. 2009년에서야 비로소 3G 서비스를 시작했던 중국은 이제 4G를 넘어 5G에 있어 미국,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중국은 2019년과 2025년 사이 5G 관련 산업에만 약 1조5000억위안(25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도 전역에 5G망을 정비하기 위해 204억달러(약 23조8680억원)규모의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정부는 5G 주도권 장악을 목표로 하는 중국을 강하게 견제하고 있다.

한국은 작년 통신 3사가 국회에 전달한 5G 투자예상 규모를 보면 2023년까지 7조5000억원 수준이다. 과거 LTE에 8년여간 20조원을 투자했던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다.  더욱이 미국과 중국이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우려스러울 정도다.

다만 삼성전자가 올초 5G와 AI 등에 대해 180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가 5G 통신 장비 시장에서 2020년까지 20%의 점유율을 목표로 '5G 1등'을 천명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통신 3사는 5G망 구축에 전념하면서 5G 콘텐츠 개발, 스타트업 육성 등 5G 코리아를 위해 나름 전력 투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5G 강국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정부 규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투자 여력이 부족한 데다 콘텐츠 부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통신 3사는 당초 올 3월 5G 상용화를 추진해왔지만 정부가 SK텔레콤이 신청한 5G 요금제를 반려하면서 전체적인 일정이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5G망을 이용한 콘텐츠 개발이 더딘 가운데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위한 스타트업 육성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5G는 일상생활에서 산업 현장까지 전 영역을 변화시키는 패러다임 전환의 촉매제"라면서 "세계 최초 타이틀은 얻었지만 정부가 규제를 풀지 않고 업계가 연구개발을 소홀히 한다면 앞으로의 4차 산업혁명 주도권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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