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없는 사회' 현실화…물가상승·정보유출 우려

한국은행이 20일부터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현금으로 결제하고 받는 거스름돈을 동전이 아닌 선불카드에 충전할 수 있는 ''동전없는 사회''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사진=한국은행

‘동전 없는 사회(coinless society)’가 현실화되면서 정보유출 발생 및 물가상승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코인리스로 가는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 이 사업이 추진되면 사회적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20일 금융 전문가들은 동전 없는 사회가 실현되면 부작용으로 물가 상승이 가장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500원, 1500원에 판매되던 물건들은 동전이 없어지는 관계로 모든 단가가 천원 단위에 맞춰질 것이다. 물건 가격이 절상될 가능성은 높지만 절하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에 동전을 사용하는 재래시장과 코인세탁소, 노래방 등 소상공인들의 큰 타격이 예상된다. 소상공인들이 카드결제를 받는 환경으로 바뀌면 물건들이 절상해 소비자들이 부담해야할 부분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또 현금으로 결제하고 카드에 잔돈을 충전해야 하는데 카드를 소지하지 않아 결제가 성사되지 않는 것에 대한 불편함도 존재한다. 이러한 번거로움 때문에 카드를 구입하지 않고 현금 대신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소비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여 카드 사용만 부추길 수 있다.

전자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등 몇몇 소외계층이 발생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은행 점포도 사라지는 추세에 전자금융이 우리 사회를 모두 점령하면 정보유출 발생에 대한 보안 대책도 강구해야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캐시리스 사회로 가는 것이 글로벌화 되고 있기에 우리나라도 준비해야 할 부분이긴 하지만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면 또 다른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위원은 “제대로 된 점검 없이 코인리스로 가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파악해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부터 이마트와 롯데마트, 씨유, 세븐일레븐, 위드미 등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현금으로 결제하고 받는 거스름돈을 동전이 아닌 어플리케이션이나 선불카드에 충전할 수 있는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충전된 잔돈은 교통카드로 사용하거나 편의점에서 물건을 다시 구입할 수 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기기에서 현금으로도 찾을 수 있다.

1단계 시범사업이 성공적이라고 평가되면 한은은 2020년까지 대상 사업장을 마트와 약국까지 확대하고 거스름돈을 금융기관 계좌로 돌려줄 계획이다. 다만 이러한 시스템이 모두 갖춰지려면 은행, 카드사 등 다른 금융기관의 협조도 뒤따라야 한다.

한은은 해외에서 무현금 거래(캐시리스)가 정착되는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도 캐시리스로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 그 전 단계인 코인리스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이 제대로 정착되면 연간 동전 제조비용에 드는 600여억원과 추가 유통 비용도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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