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지주, KB손보·KB캐피탈 자회사 편입으로 염가매수차익 2000억 발생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익도 증가…금융권 ‘1등’ 정조준

KB금융지주가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완전자회사화를 추진하면서 상당한 염가매수차익 시현 및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이는 금융권의 판도를 뒤흔들 만큼 큰 금액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KB국민은행이 보유한 유가증권의 매각익까지 더해질 경우 올해 신한금융지주의 1위 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지주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어 KB손보와 KB캐피탈의 잔여 지분 60.2% 및 48%를 전량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작업은 우선 다음달 12일까지 주식공개매수(TOB)를 실시한 뒤 남은 주식에 한해 KB지주 주식과 교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주식공개매수 가격은 KB손보와 KB캐피탈이 각각 주당 3만3000원, 2만7500원이다. 공개매수를 거절한 주식은 KB지주 주식과 포괄적 주식교환이 행해지는데, 이때 매겨지는 가격은 KB손보가 주당 2만7885원, KB캐피탈이 주당 2만5320원이다.

따라서 주식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주주들에게 훨씬 유리하기에 대부분 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의 완전자회사화에 성공하면 KB지주는 막대한 이득을 누리게 된다. 100% 지분을 확보해 안정적인 경영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은 물론 당기순익도 급증할 전망이다.

우선 KB손보의 완전자회사화로 고액의 염가매수차익을 거둘 수 있다. 지난해 11월말 KB지주는 제3자 신주배정 절차를 통해 KB손보의 지분 6.52%를 주당 2만6250원으로 매입해 750억원의 염가매수차익을 시현했다.

이를 토대로 추산하면 KB지주가 주당 3만3000원으로 KB손보 지분 60.2%를 매입해 얻게 되는 염가매수차익은 약 2000억원이 된다.

다만 주식공개매수 없이 바로 포괄적 주식교환을 실시할 경우 염가매수차익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다.  그럼에도 굳이 주식공개매수 절차를 거치는 것은 세간의 비난을 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신주 발행 때문에 KB손보 주식가치가 희석되면서 많은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며 “이번에는 완전자회사화 결정 전부터 소액주주들이 눈에 불을 켜고 쳐다보고 있었기에 이들의 시선을 고려한 듯 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KB손보 소액주주모임은 “주식공개매수 가격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포괄적 주식교환에 앞서 공개매수를 선행한다는 사실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 염가매수차익 외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익도 늘어난다. 지난해 KB손보와 KB캐피탈은 각각 3021억원 및 968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으나 KB지주가 두 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하지 못했으므로 실제 연결 당기순익에는 일부만 반영됐었다.

하지만 완전자회사화하면 당기순익을 전부 계상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KB지주의 연결 당기순익이 2473억원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여기에 더해 현재 국민은행이 보유 중인 약 6000억원 가치의 유가증권까지 전량 매각할 경우 KB지주의 당기순익이 1조원 이상 부풀어 오르게 된다”며 “신한지주의 금융권 순익 1위 자리를 뺏어올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KB지주는 지난해 2조1437억원의 당기순익을 시현해 신한지주(2조7748억원)보다 6000억원 가량 뒤졌다. 신한지주는 지난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9년 연속 금융권 순익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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