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신용도 낮은 직원 대고객업무 배제 검토

회사측, 직원들 사건·사고 연이어 터지자 대책 마련 골머리
"신용도에 따른 인사 불이익 조치는 상식 어긋나는 일" 반발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한국투자증권이 직원들의 사기횡령 등의 사건을 막기 위해 신용등급 조회후 신용도가 낮은 직원을 영업 일선에서 배제하려던 계획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의 신용등급 조회는 금융감독원의 내부통제 방안으로 모든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따르는 사항이지만 신용도에 따른 인사 불이익 조치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반발이 일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말 전임직원의 동의하에 신용등급 조회를 실시했다. 올해 초엔 신용 등급이 낮은 저성과자에 한해 고객 접점 근무를 배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또  2월 인사에서는 영업점 장기근무 직원에 대해서는 전원 순환 이동발령을 내렸고, 한 지점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영업 능력에 관계없이 다른 지점으로 이동시켰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신용도에 따른 고객접점 업무 배제는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회사, 특히 증권의 경우 직원 신용등급 조회는 분기 1회씩 실시하는 정례적이고 통상적인 제도"라며 "작년과 전년 발생했던 직원들의 개인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회사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대책을 강구중이며 신용도에 따른 업무 배치도 고려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형 증권사 직원은 "작년 대형 금융사에서 직원 사고가 발생했을때 금감원으로부터 신용등급 조사 등 구체적인 내부통제 지시가 내려왔다"면서 "매 2개월마다 증권사들이 감사를 받는데 이러한 지시 실행 여부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율적이라고는 하지만 감사를 받는 증권사들의 입장에선 당국의 지시를 따를 수 밖에 없어 혹여라도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만을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측은 최근 직원들의 사건, 사고가 연이어 터진 이후 당국의 대책 마련 압박이 지속되고 있어 나름 대책을 마련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지점 수가 가장 많은 미래에셋대우는 직원 신용등급 조사에 대해 어디까지나 예방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직원들의 신용등급조사 등은 사전 교육 등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예방 조치에 쓰일 뿐 인사 배치에 활용할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당국의 내부통제 주문은 앞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작년 9월 금융투자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 전면 정비에 관한 제도 보완책을 내놨는데 여기에는 직원 신용등급 조사, 명령휴가제, 내부고발 등을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직원 개인 사건 재발 증권사에 대해선 고강도의 대책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통제시스템이 실제 업무에 작용 적용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면서 "교육 등 내부통제가 미흡한 회사에 대해서는 현장조사 등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영일 기자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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