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수익성 나쁜 기업구매카드로 '외형확장'

기업구매카드 수수료율 매우 낮아… 시장점유율 높이기 위한 고육책

 

삼성카드가 저마진 상품인 기업구매카드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기형적으로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케팅 비용을 들이는 정석적인 방법 대신 손쉽게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카드의 기업구매카드 이용실적은 14조7871억원으로 기업구매카드 이용실적이 있는 신한·롯데·우리·하나·현대카드 중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롯데카드 11조5851억원, 신한카드 4조2586억원이다. 

이에 힘입어 삼성카드는 8개 전업카드사의 전체 이용실적에서 2012년부터 5년 연속 신한카드에 이어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기업구매카드는 기업간 거래에서 납품업체와 구매업체 간에 어음이나 외상 거래로 대금을 결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카드로 결제를 하는 새로운 거래 체계다. 구매기업과 판매기업이 있고 중간에서 카드사가 결제대행을 한다. 기업계 카드사의 경우 계열사 대금 결제를 도맡는 경우가 많아 실제 수수료율은 매우 낮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율이 법으로 정해진 개인카드와 달리 기업구매카드는 구매기업과 판매기업, 카드사 3자간의 계약관계에 따라 수수료율이 책정되기 때문에 그룹 내 계열사에는 낮은 수수료를 매기는 것이 관행"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 전체 카드 이용실적에서 기업구매카드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대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삼성카드가 계열사 내 기업구매카드를 통해 손쉽게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개인카드의 경우 시장점유율을 1%포인트 높이려면 다른 카드사보다 마케팅 비용 1000억원을 더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는 수많은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가 들어간다"며 "삼성카드는 제로마진에 가까운 기업구매카드를 통해 의미 없는 매출을 늘리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내 CEO들의 핵심성과지표(KPI)에 시장점유율이 반영되는 탓에 저마진인 기업구매카드를 유지한다는 분석도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내부집계를 할 때 시장점유율이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존에 해오던 기업구매카드 매출을 빼버리면 시장점유율이 지나치게 낮아지기 때문에 저마진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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