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2터미널에서도 중소면세점 육성은 '뒷전'

임대료 산출 기준인 영업요율 대기업과 동일…영업구역도 불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전면시설 조감도. 사진=인천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됐지만 중소중견면세점을 키우기 위한 정책적 배려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납부하는 임대료 산출 기준인 영업요율이 대기업과 같은 수준인 데다 영업구역 또한 중심부에서 떨어진 곳에 배정된 탓이다.

인천공항공사가 지난달 3일 정정공고한 T2 면세사업권운영사업자 모집공고를 보면 중소중견면세점 몫으로 배정된 DF4~DF6 등 3구역의 최저수용금액은 각각 88억원, 66억원, 22억원이다. 이 세 구역 중 한 곳(복수 운영 불가)에서 면세사업을 하려면 최소한 이 금액 이상을 써 내 사업권을 따내야 한다. T2 개장은 인천공항공사의 운영준비 상황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지만 올해 10월 이후로 예정된 상태다. 관세청은 인천세관 공항감시과를 통해 오는 6일까지 특허신청서를 받는다.

낙찰자는 영업개시 후 1년간 낙찰금액인 최소보장금을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하게 된다. 이후엔 1차년도 최소보장금에 여객증감률의 50%를 증감한 금액을 증감한도 9% 이내에서 낸다. 이 과정에서 각 면세사업자는 매반기 판매품목별 매출액에 영업요율을 곱해 산출한 금액이 해당 반기의 최소보장금 납부 총액보다 많을 경우 그 차액을 공항공사에 납부해야 한다.
인천국┛幣?제1여객터미널 내부. 사진=오현승 기자

중소중견 부문 입찰에 관심을 갖는 업체들은 이 조항에 적용되는 영업요율이 중소중견면세점과 대기업이 동일하다는 점을 꼬집는다. 향수, 화장품, 주류, 담배의 영업요율은 30%, 패션잡화, 편의용품의 영업요율은 20%다. 매출액과 영업요율을 곱한 값이 최소보장금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현 상황에선 최소보장금보다 많은 임대료를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해야 하는 구조다.

한 중소중견면세점 관계자는 "출국장 면세점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도 최소보장금 이상의 금액을 내는 구조"라면서 "사실상 최소보장금을 정한 의미가 없어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도 "인천공항공사가 공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소중견면세점에 차별적인 지원을 통해 경영상의 어려움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입지를 둘러싼 불만도 있다. DF1~DF6등 6개 면세점 영업구역은 T2 3층 탑승지역에 자리잡게 되는데, 출국자의 이동이 잦아 홍보효과가 큰 중앙구역은 중앙부에 위치한다. 중소중견면세점에 사업자수가 당초 2곳에서 3곳으로 늘어났지만, 낙찰자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영업구역과 관련해선 반론도 제기된다. 김영춘 한국관세무역개발원 연구실장은 "면세점 영업구역 배정시 가장 중요한 건 여행자(출국자)의 편의성"이라면서 "중소업체에 대한 고려가 배제되고 속성을 띠는 건 사실이지만 가장 접근성이 높은 구역에 사업여력이 상대적으로 열위한 사업자를 두는 건 공항 운영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2014년 1월 개정된 관세법의 176조 2항은 특허보세구역 특례를 언급하면서 중소·중견 기업에게 특허권을 30% 이상 할당하기로 규정했다. 그러나 단지 사업자수만 늘려선 큰 의미가 없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중소중견면세점은 전체 특허면적의 21.4%를 차지하고 있지만 매출액 비율은 7.8%에 그친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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