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위안화 급락…국내 금융시장 충격오나

중국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2005년 이후 최대폭으로 절상해 6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92% 내린 달러당 6.8668위안으로 고시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약세로 돌아선 중국 위안화의 달러당 가치가 심리적 저지선인 7위안을 위협하며 국내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8일 국내 금융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입장에서는 위안화 가치 하락이 해외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확보로 수출에 도움이 되지만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과 뒤따른 주가 폭락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위안화 절하가 잇따르며 외국인 자금이탈과 증시 폭락 현상이 관측된 바 있다.

지난 4일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위안화 기준환율을 6.9526위안으로 고시하며 위안화 가치를 이틀 연속 2008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또 지난 6일에는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전날보다 0.92% 내린 달러당 6.8668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약세현상이 지속되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위안/달러 환율이 7위안을 넘으며 동시에 12월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 달러를 하회할 수 있다"며 "이는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자산 회피심리를 강화해 국내 증시에 외국인 매도 압력을 자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위안화 약세가 국내 증시를 크게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근 위안화의 흐름은 지난해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글로벌 차원의 달러 강세라는 외부적 요인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장은 "최근 위안화 약세는 경기 악화나 부동산 거품 등 중국 경제의 내부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미국의 금리인상 등 외부적 요인 때문"이라며 "위안화 약세 정도에 비해 중국이나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8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배성영 KB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거시 지표가 양호하고 자본유출 조치도 있는 만큼 (지난해와) 똑같은 실패를 반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내놓은 무역정책의 영향이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 주변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8일 미국 시카고 한국총영사관에서 개최한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동아시아경제에 미치는 영향'' 라운드테이블 미팅에서 주제 발표에 참석한 아이젠바움 교수는 "결국 무역수지 개선에 실패한 트럼프 행정부가 직접적인 무역장벽을 세우기 시작하면 세계 경제는 ''거대한 무역 전쟁''에 빠져들게 되고 한국처럼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교수도 "미국 대통령의 권한으로 추진하고 집행할 수 있는 무역정책 수단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중국 정책이 일본, 한국, 대만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현 기자 ish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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