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가계부채 조이기…3금융권으로 풍선효과 넘어가나

올해부터 2금융도 규제 강화…서민들 대부업체 등으로 넘어갈 듯
당국, “갚을 능력 없는 사람에게 대출 말아야…서민금융 확대”


금융당국이 올해의 주요 의제를 가계부채로 삼고, 본격적으로 ‘가계부채 조이기’에 진력하는 모습이다.

주택담보대출의 분할상환 비중 목표치를 상향하고, 소득 심사를 더욱 강화하는 등 은행권뿐 아니라 2금융권으로도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은행권 가계부채 관리계획의 이행 상황을 지속 점검하는 한편, 2금융권의 가계대출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때문에 2금융권에서도 밀려난 저소득층 및 저신용자들이 3금융권으로 흘러가는 ‘풍선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정부·금융당국, 가계부채 전방위 단속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거듭해서 ‘가계부채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과 2금융권을 포괄해 전방위적으로 단속하는 모양새다.

우선 올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목표 비중을 기존의 42.5%에서 45%로, 분할상환 목표 비중은 50%에서 55%로 상향조정했다. 진 원장은 은행권 가계부채 증가율을 한 자릿수대로 낮추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진 원장은 “최근 각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살펴본 결과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이 6%대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작년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은 14%였으며, 작년에도 10%대로 추측된다. 

또 올해부터 2금융권에도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적용키로 하고,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의 분할상환 목표 비중을 당초 15%에서 20%로 높였다.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으로 꼽히는 집단대출도 단속한다. 올해부터 집단대출 중 잔금대출의 소득 심사가 강화되며, 종전과 달리 원금과 이자를 처음부터 나눠 갚아야 한다.

특히 올해 업무계획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의 전 금융권 정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DSR은 기존 총부채상환비율(DTI)보다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훨씬 더 꼼꼼하게 평가하는 제도다.

일단 올해는 DSR을 금융사들이 참고지표로 활용하도록 권하되 연내 DSR 여신심사 표준모형을 마련할 계획이다.

DSR 여신심사모형은 내년에 은행권부터 자율적으로 시행하도록 유도한다. 또 표준모형을 바탕으로 금융회사별 자체적인 여신심사모형을 개발해 시범 적용한다.

이어 2금융권으로도 확대해 오는 2019년에는 DSR 제도가 전 금융권에 정착되도록 한다는 것이 목표다.

◇저소득층·저신용자, 3금융권 ‘고금리 지옥’에 몰아넣을 수도

국가경제의 건전화와 금융권 리스크 축소란 면에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조이기’ 정책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급격한 속도로 가계대출을 틀어막음에 따라 대출처를 잃은 저소득층이나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체, 개인 사채업자 등 3금융권으로 밀려갈 우려도 상존한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당국이 은행권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2금융권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11조1000억원으로 전기의 10조4000억원보다 7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권 가계대출이 2000억원 줄어든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런 현상은 4분기 들어서도 가라앉지 않았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10월 가계대출 증가액 1조6515억원을 기록, 전월(1조1428억원) 대비 5087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상호금융조합의 가계대출 증가액도 1조6230억원에서 1조9455억원으로 3225억원 확대됐다.

따라서 금융당국이 2금융권 가계대출까지 조일 경우 3금융권으로 흘러가는 ‘풍선효과’가 충분히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대출 금리가 보통 한자릿수, 2금융권은 10%대인데 반해 대부업체는 법정 최고금리인 27.9%를 꽉꽉 채워서 빌려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특히 개인 사채업자들은 그보다 훨씬 높은, 불법적인 금리를 수취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소득층이나 저신용자들이 3금융권으로 밀려갈 경우 심각한 고금리에 시달릴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이 옳다”며 소득 심사 강화 흐름을 견지할 뜻을 비쳤다. 이어 “저소득층 및 저신용자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서는 서민금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는 햇살론, 미소금융, 바꿔드림론,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의 공급 규모를 지난해의 5조7000억원에서 올해 7조원으로 1조3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또 한부모가정, 새터민 등에 연 3~4.5%의 저금리로 가구당 1200만원의 미소금융 생계자금대출을 지원한다.

청년과 대학생을 위한 햇살론 생활자금 지원 한도는 기존 8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저소득 청년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연 4.5% 이하 저리 임차보증금 전용 대출(2000만원 한도)을 지원할 계획이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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