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PEF·휠라코리아, 세계1위 골프업체 인수

토종 PEF, 최초로 글로벌 1위 업체 M&A 성공
전문가들, “합병은 긍정적… 상장 실패시 부담”

 

미래에셋 여의도 본사

미래에셋의 사모펀드와 휠라코리아가 세계 1위의 골프 브랜드인 아쿠쉬네트(Acushnet)를 인수한다.

이는 지난 2005년 기업인수 전문 사모펀드 허용 후 국내의 사모펀드(PEF)가 글로벌 대형 기업을 인수한 사실상의 첫 사례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PEF와 휠라코리아 컨소시엄은 미국의 포천브랜드(Fortune Brands)와 아쿠쉬네트의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금액은 12억2500만 달러다.

아쿠쉬네트는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스카티 카메론, 보키 등의 골프 브랜드를 보유한 업체다. 연 매출은 약 13억 달러 규모이며, 특히 타이틀리스트는 전세계 골프볼 시장의 55%를 점유하고 있는 브랜드다.

□ 세계1위 골프용품업체 인수한 휠라는 어떤 회사


휠라는 지난 1911년 이탈리아 피에몬테 주 비엘라에서 휠라 형제에 의해 창립되었고 원래는 알프스 산맥에 거주하는 이탈리아인들을 위한 제품을 생산했으나 현재는 남자 스포츠 의류를 시작해 여성, 어린이, 운동 선수의 의류까지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 2003년 휠라 코리아 대표 윤윤수가 3명의 휠라 본사 임원 및 미국의 헤지펀드 케르베로스 캐피탈 매니지먼트과 함께 지주회사인 SBI를 만들어서 내부경영자 인수 방식(MBO)를 통해 휠라 본사를 인수했다.

지난 2007년 휠라 코리아는 자회사인 GLBH 홀딩스를 통해 SBI로부터 휠라 룩셈부르크를 인수, 전 세계 휠라 브랜드를 관리하게 됐다.

휠라코리아, 주가 및 실적(자료:LIG투자증권)


□ 토종PEF, 글로벌 기업 어떻게 인수했나


지난 1월, 포춘브랜즈는 아쿠쉬네트를 매물로 내놓았다. 아쿠쉬네트는 세계 최대의 골프용품 업체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지난 2008년 이후 2년간 역성장 했지만 지난 2010년부터 실적 턴어라운드를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천브랜즈는 위스키 등의 주류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매각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010년 3월 코브라골프를 푸마에 매각한 바 있다.

당시 유정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사모펀드 대표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에게 우리라고 1등 브랜드를 사지 못할게 있느냐며 인수의 필요성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캘러웨이, 아디다스, 나이키, 테일러메이드, 블랙스톤까지 유수의 글로벌 스포츠업체와 사모펀드들이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미래에셋과 휠라코리아는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을 공동 자문사로 구성해 경쟁 입찰에 뛰어들었다.

구조조정 없이 현지 경영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 진출 계획,  미국의 독점금지법에 따라 아쿠쉬네트 매각작업이 계속 지연됐던 것이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쿠쉬네트 인수 구조 및 자금조달(자료 : 하이투자증권)

총 인수금액은 12억 달러, 비용분담은 휠라코리아가 1억 달러, 미래에셋PEF가 6억 달러, 산업은행에서 5억 달러를 분담하는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휠라코리아는 23일 이번 인수를 위해 지난 3월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알렉산드리아 홀딩스(Alexandria HoldingsCorp.)의 주식 100만주를 1084억8300만원에 현금취득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일자는 8월 1일로, 휠라코리아는 알렉산드리아 홀딩스의 지분 41%를 보유하게 된다. 

미래에셋PEF는 의결권이 있는 전환상환우선주 발행 방식으로 알렉산드리아 홀딩스의 지분 59%에 해당하는 1억4500만달러를 출자할 예정이나, 휠라코리아와 사전에 알렉산드리아 홀딩스의 이사회 구성과 회사 경영은 5대5로 하기로 구두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드리아 홀딩스는 3분기 안에 양사의 출자가 끝나면 아큐시네트를  인수·합병하는 지분 100%의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게 된다.

미래에셋PEF는 알렉산드리아 홀딩스가 발행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1억4200만 달러, 전환사채(CB) 3억8000만 달러를 사는 형태로 총 인수금액 12억 2500만달러 가운데 6억2000500만달러를 투자한다.

휠라코리아는 향후 5년간 재무적투자자인 미래에셋PEF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입, SPC와 아큐시네트 합병회사의 지분율을 현재의 13.3%에서 33%까지 올려 최대 주주가 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 증권업계, 긍정적 반응… 중국시장 진출 전망

증권업계에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우려도 상존해 있다고 경고한다.

박종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휠라코리아에 대해 “세계 최대의 골프용품 회사로 진보할 것”이라며 “세계적인 골프 브랜드의 보유로 인해 기존 휠라의 브랜드력이 한 단계 레벨업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골프 시장에서 지배력이 확대될 것이며, 아쿠쉬네트의 의류부문 강화에 의한 성장성이 제고될 것이며, 휠라의 기존 브랜드의 가치와 성장성도 제고될 것으로 기대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금액은 아쿠쉬네트 실적과 휠라와의 시너지를 감안하면 적정 수준"이라며 "미래에셋 사모펀드가 지분을 매각할 땐 휠라가 우선 매입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 향후 휠라의 지분율이 상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남 연구원은 "전체 인수대금(12억 달러) 중 5억 달러는 산업 은행을 통해 조달하고 나머지 약 7억달러는 컨소시엄이 투자하는 구조"라며 "휠라의 초기 투자금은 1억 달러로 현재 재무상태와 현금창출능력을 감안하면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휠라가 아쿠쉬네트의 실질적인 운영주체로 의류부문 강점이 큰 휠라의 역량을 활용해 브랜드력이 높지만 의류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한 타이틀리스트의 약점을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휠라코리아의 순차입금은 올해 말로 '0'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이번 인수가 동사의 부채비율, 재무구조에 큰 부담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처음부터 너무 흥분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휠라코리아가 홀딩컴퍼니에 대한 지분율 확대 콜옵션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와는 반대로 풋백옵션이 있을 경우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회는 되겠지만 흥분할 필요는 없다”면서 “이번 M&A는 PER20배 이상에서 성사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향후 아쿠쉬네트의 실적 개선과 PER이 10배 초반으로 낮아질 수도 있겠지만 골프공을 비롯한 골프용품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점은 실적개선여부에 대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손효주 LIG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글로벌 1위 브랜드 보유와 두 업체의 강점을 활용한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하면 이번 인수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면서도 “5년 내 상장 실패시 휠라코리아의 자금 부담 여부가 우려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래에셋과 휠라코리아는 아쿠쉬네트를 2015년까지 홍콩과 국내 증시 동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장 실패 시 휠라코리아는 아쿠쉬네트를 다시 매각해 채권이나 우선주를 들고 있는 FI에 투자금을 먼저 돌려주는 조건이 걸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병철 세계파이낸스 기자 ybsteel@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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