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초강력 매수' 기관의 배신과 이중성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 세계일보 -
  • 세계파이낸스 장영일 기자
    "매수 외치더니 주구장창 던지고 있다. 기관의 배신이다."

    코스피 전망치를 앞다퉈 올렸던 기관투자가들이 이후 매도에 집중하면서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올 초 예상했던 코스피 전망치인 1950~2200선이 무너지자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이 26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치를 수정했다. 일부 리서치센터장은 3000도 가능하다며 매수를 부채질했다.

    증권사들의 강력 매수 리포트에 개인들은 사들였고 그 사이 기관들은 빠져나갔다.

    기관은 올 들어 7조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이중 2조원 가까이가 전망치를 상향하기 시작한 5월 중순 이후 발생했다. '어서 사라'고 해놓고 본인들은 차익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올해 5조원 가까이 팔아치우던 개인들도 5월 중순엔 5000억원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A화학주의 경우 6월초까지 B증권사와 C증권사는 '비중 확대', 추천 톱픽으로 제시하면서 강력 매수할 것을 추천했다. 그러나 기관은 5월29일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이 종목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반대로 하루를 제외하곤 모두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투자가는 수익률을 추구한다. 기관의 차익실현은 현명하다. 최근 펀드 환매에 따른 현금 확보라는 차원에서도 이해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같은 급작스러운 이중적 태세 전환은 당황스럽다는 지적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언급한 '기울어진 운동장'은 시장 내에서도 존재한다. 정보력, 자금력에서 조직화된 선수들을 개미들이 이길 수는 없다.

    한 기관투자가의 말은 이같은 현실을 깨닫게 해준다.

    전직 펀드매니저인 D씨는 "주식시장은 공평하지만 실력이 형편 없는 사람도 참여할수 있게 설계됐다"며 "호날두나 메시와 같은 선수(기관투자가)들이 뛰고 있는 프로 경기에 개인투자자들이 투입돼 그들과 볼을 다투는 상황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관은 충분한 차익실현 이후 확보한 자금력으로 다시 돌아올 것은 분명하다. 개미들이 또 한번 대량의 전사자들을 배출한 뒤에 말이다.

    장영일 기자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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