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강화' 득과 실…"맞춤형 선별규제가 효과적"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 세계일보 -
LTV·DTI 7월 유예종료…정부,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대책 검토
일괄 규제보다 주택구입 목적 따라 주택담보대출비율 범위 조정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부동산 규제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및 부산, 제주 등 일부 지방을 중심으로 국지적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열 양상을 보이는 시장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규제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나치게 강한 규제를 하거나 일괄적인 규제를 할 경우 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매번 되풀이 되는 규제 강화·완화식 임시 처방에서 벗어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건전한 투자 활성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 'LTV·DTI' 7월 유예 종료 앞둬…환원이냐, 강화냐

    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2014년 8월부터 도입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조치는 올해 7월 말 효력이 끝날 예정이다. 당시 LTV는 50~60%에서 70%로, DTI는 50%에서 60%로 상향 조정됐다.

    때문에 정부에서 LTV와 DTI 기준 환원을 놓고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방안은 유예기간 종료 후 비율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방법과 더 낮추는 방법 두 가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LTV와 DTI가 가계부채의 주요 원인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내정자는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LTV와 DTI 규제를 푼 것이 지금의 가계부채 등의 문제를 낳은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괄적인 규제보다는 선별적 규제가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경영금융연구실 실장은 "오는 7월부로 LTV·DTI 유예기간이 종료되지만 완화 종료를 넘어서 강화를 하는 등의 규제책이 나오면 국지적 과열 양상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할 가능성이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지방같은 경우 미입주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가계부채 급증은 관리할 필요가 있지만 과도한 주택금융규제 강화는 서민의 주거상향이동 사다리를 끊고 경제 활력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며 "획일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주택금융규제의 틀을 비율과 구간별로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대출 수요층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비율을 차등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대안도 제시됐다. 일괄적인 정부의 규제를 놓고 정작 내집마련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과한 규제를 내놓을 경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고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LTV와 DTI 기준을 지역별이나 연령별로 차등적용한다면 조금 더 효과적인 정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사례를 볼 때 각 나라마다 차별적으로 담보인정비율을 운용하고 있으며 대출특성, 투자목적, 주택구입가격에 따라서 LTV 한도를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며 "생애최초주택구입자나 신혼부부, 거주주택 마련 유무, 서민의 내집 마련 용도 등 주택구입 목적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비율의 범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LTV·DTI와 함께 논의되고 있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 실장은 그는 "가계부채가 증가함에 따라 DSR의 도입 취지는 바람직하지만 가계의 생계자금에 직결되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시장 과열 '국지적'…지역별 특징 고려해야

    전문가들이 선별적인 규제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현재 이상열기를 보이는 지역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는 강남권 재건축, 지방에서는 부산, 세종, 제주 등지에서 부동산 열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 실장은 "서울은 입주물량이 워낙 적고 살고 싶은 사람은 많다"며 "수요가 많고 공급은 적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몰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도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요인은 공급 및 유동성 부족의 복합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에서 지난해 발표한 11.3 대책은 이상현상을 보이는 지역에 대해 일부 진정세를 가져오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해 국토부는 청약열기 과열 지역을 조정대상으로 지정하고 강남권4구는 입주시까지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는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부동산114의 자료에 따르면 11.3 대책이 나온 직후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1월 중순까지 11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일반아파트 매매가도 보합세를 유지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11.3 대책은 과열양상을 보이는 지역에 대해 속도조절을 해주는 효과를 거뒀다"며 "실제로 청약율이나 거래량 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과열양상을 보이는 지역을 대상으로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나올 수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수도권과 충청권은 '주택공급계약 체결이 가능한 날'부터 5년간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고 그 외 지역은 1년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다. 또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 양도가 금지되고 최대 3가구까지 가능한 조합원 분양 가구 수가 1가구로 줄어든다.

    임 선임연구원은 "가격상승지역을 중심으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며 "투기과열지구가 되면 조합원지위양도가 안되기 때문에 재건축 단지의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규제와 함께 저금리 상황에서 유동성이 자연스럽게 흘러갈 마땅한 투자처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선임연구원은 "시중에 1000조원이 넘는 유동자금이 있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보니 재건축과 분양권에 쏠리는 경향이 있다"며 "리츠나 펀드 등 간접투자방식을 많이 만들어 공모방식의 투자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근원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현 기자 ish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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