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플랜 위기에 놓인 대우조선…극적타결 가능할까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 세계일보 -
금융위·산은, 사채권 상환 이행 확약 담은 최종안 제시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열어 구조조정안 수용 여부 논의
  •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 현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의 반대로 대우조선해양의 P플랜(사전회생계획제도) 돌입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금융위원회와 국책은행이 국민연금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최종 제안을 내놓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6일 ‘대우조선 구조조정 관련 브리핑’에서 “P플랜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할 것”이라며 국민연금의 입장을 일부 반영한 최종 제안을 설명했다.

    만약 대우조선 구조조정이 P플랜으로 진행될 경우 채권단도 큰 손실을 피하기 힘든 상태여서 국민연금이 정부측 제안을 받아들여 극적 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위·국책은행, 국민연금 제안 일부 반영 
     
    금융위가 내놓은 ‘자율적 구조조정 방안’에서 국민연금이 중요한 이유는 대우조선 회사채 중 약 3900억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대우조선 회사채 1조3500억원 중 29%에 해당한다. 특히 오는 21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4400억원 중 43%(1900억원)나 들고 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금융위 안에 반대하면 자율적 구조조정은 무위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무담보채권의 100% 출자전환 및 신규자금 2조9000억원 지원, 민간은행은 80% 출자전환에 각각 동의한 상태다. 그러나 사채권자들은 50% 출자전환 및 남은 빚의 3년 유예에 대해 아직 뚜렷한 입장을 표하지 않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은 상환유예분 채권의 보장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임 위원장은 “산은법상 불가능할뿐더러 ‘이해관계자의 손실분담’이라는 구조조정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거절했다. 이어 “자율적 구조조정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P플랜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다만 금융위와 국책은행은 국민연금 등 사채권자의 불안을 덜기 위해 최종제안에서 국민연금의 입장을 일부 반영했다.

    이날 오전 산은과 수은은 사채권자들에게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상환을 위한 이행 확약서’를 전달했다.

    확약서의 주요 내용은 △잔여채권의 각 상환기일 전월말에 원리금 전액을 별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 △신규자금 중 미사용분으로 잔여채권 상환 약속 △매년 대우조선을 실사해 상환능력이 회복된 경우 유예기간 및 상환기간 단축 추진 △대우조선은 회사 명의의 별도 계좌에 회사채 및 CP의 청산가치(6.6%)에 해당하는 1000억원을 입금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담보로 제공한다는 것 등이다.

    임 위원장은 “사채권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의 방안을 도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P플랜 돌입 시 채권단 손실액 1조3000억 급증 전망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은 일단 “금융위와 국책은행이 대우조선 경영정상화에 대한 신뢰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국민연금은 투자위원회를 열어 금융위 안을 최종 검토 중이다.

    만약 국민연금이 끝까지 반대하면 대우조선은 P플랜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를 대비해 금융위와 국책은행은 관계기관 등 P플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임 위원장은 “P플랜 실행 시 제일 우려되는 부분 대우조선 발주 계약 취소”라면서 “이를 막기 위해 주채권은행이 각 선주들에게 주채권은행이 배 제작을 약속하는 내용의 컴포트 레터를 발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협력업체의 일시적 자금난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보증과 대출의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를 실시하고 긴급경영자금도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대규모 실업 발생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고용지원업종 등 고용지원 패키지 등을 준비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P플랜 돌입 시 지역경제는 물론 금융기관의 상처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실사보고서에 따르면 자율적 구조조정 시 약 3조1000억원으로 막을 수 있는 채권단 손실이 P플랜 시 약 4조4000억원으로 부풀어 오른다”고 설명했다.

    우선 각 채권자들의 출자전환비율이 늘어난다. P플랜의 경우 민간은행은 물론 사채권자들도 보유 채권의 90%까지 출자전환해야 한다. 이는 법원의 명령에 의한 것이기에 채권자들에게는 반대할 권리가 없다.

    대우조선의 기자재 구입자금 약 4700억원도 자동으로 출자전환된다. 뿐만 아니라 발주 취소가 대량 발생할 위험이 크다. 실사보고서는 8척의 발주 취소를 전망했는데, 이 경우 약 4100억원의 선수금환급보증(RG)가 역시 출자전환 대상이 된다.

    임 위원장은 “발주 취소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며 자율적 구조조정이 채권단에게도 더 좋은 방법임을 강조했다. 이어 “대우조선 파산 시 금융기관과 지역경제 등의 최대 손실액은 59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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