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 코오롱 하늘채 아파트 출입구에 '대못'…이유는?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 세계일보 -
공사비 추가 분담금 둘러싸고 건설사와 입주예정자들 대립
조합, 조합장 해임하고 재협상 요구…건설사측 "문제없다"
  • 지난 7일 돈암·정릉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원들이 성북구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이상현 기자

    코오롱글로벌이 서울시 성북구 돈암동 일대에 돈암·정릉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한 '돈암 코오롱 하늘채'의 입주를 둘러싸고 건설사와 조합 사이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돈암 코오롱 하늘채는 629세대 규모의 아파트단지로 지난해 12월 준공을 마치고 올해 1~2월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었던 단지다. 하지만 공사과정에서 추가 분담금이 발생했고 조합원 측은 건설사에서 책정한 추가 분담금이 터무니없이 많은 금액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또 지금은 해임된 서 모(82·남) 전 조합장이 조합 운영을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조합장을 해임하고 새 조합을 꾸린 조합원들은 추가 분담금에 대한 협의를 다시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코오롱글로벌 측은 추가 분담금은 합리적으로 책정된 금액이며 절차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입주 2달여 앞두고 추가분담금에 조합원 반발…전 조합장 해임

    10일 돈암·정릉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문제의 발단은 입주를 두 달여 앞둔 시점인 지난해 10월 코오롱글로벌 측에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공사비 추가 분담금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돈암 코오롱 하늘채의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10월 초 전 조합장 서 모씨와의 합의를 통해 책졍된 추가공사비 약 79억원 등의 내용이 포함된 등기를 조합원들에게 발송했다. 추가분담금은 세대당 50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관계자는 "당시 코오롱 측에서 추가 공사비 이야기를 어느정도 꺼내고 있었고 조합 측에서는 조합원들에게 건설사와 추가 공사비를 최소한으로 줄이기로 협의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며 "조합에서는 약 72억원 규모의 예비비가 있기 때문에 추가 분담금이 나오더라도 조합원이 내는 금액은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었지만 막상 등기를 받아보니 그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조합장이 조합을 적자로 운영하며 조합원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조합원들은 지난해 11월 5일 조합총회를 열어 전 조합장을 해임하고 새 조합 꾸리기에 나섰지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새 조합장을 뽑는 과정에서 약 2개월 여 간의 공백기가 생겼고 이 기간 중에 구청에서 해임된 전 조합장의 도장으로 준공인가를 승인했기 때문이다.

    관할 구청인 성북구청에서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준공인가를 승인하는 시점에 등기상 해당 조합의 대표가 전 조합장의 이름으로 등록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합 측에서는 이미 해임된 조합장의 이름이 사용됐다는 점은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돈암·정릉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의 법률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5일자 조합 총회를 통해 전 조합장은 해임됐기 때문에 등기상으로 명의가 남아있더라도 권한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이후 11월 29일 직무대행을 선임하는 대의원회의를 구청에서 허가해줬다는 것은 구청 측에서도 조합장 해임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부분은 판례마다 조금씩 결정이 다르기 때문에 해석상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현재 돈암·정릉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지난 7일자로 새 조합장을 선출하고 전 조합장 서씨를 업무방해·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한 상태다.

    ◇ 아파트 출입문 및 현관 통제…건설사·조합 갈등 심화

    건설사 측에서 현관 출입구 쪽에 출입통제장치를 설치한 모습, 사진=돈암·정릉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과 조합원들간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추가 분담금을 내지 못한 조합원들이 새 아파트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건설사 측에서 입구에 보안요원을 배치하고 현관 출입문을 열 수 없도록 출입문 위쪽에 철판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조합과 건설사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민원이 잇따르자 성북구청에서는 조합 관계자와 건설사 관계자를 불러 원만히 협의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하도록 중재에 나섰다.

    조합 측의 자료에 따르면 당시 작성된 합의서에는 △준공인가는 절차대로 진행한다 △2017년 1월 7일자로 조합 대표가 선정된 후 상호 협의를 진행한다 △상호 협의는 준공 후 성실하게 협상하도록 진행한다 △협상이 결렬된 경우에는 법률적 판단에 의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해당 합의서는 지난달 29일 구청 관계자가 보는 앞에서 송은석 돈암·정릉구역조합 상임이사(당시 직무대행)와 정공환 코오롱글로벌 상무가 서명해 작성했다.

    돈암 코오롱 하늘채 아파트 출입구 보안요원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상현 기자

    하지만 합의서를 작성한 이후 코오롱 글로벌 측에서 아파트 출입구를 통제하고 현관 입구를 막아놓자 조합 측은 코오롱글로벌이 합의서의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지난 2일 관련 내용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에 배포했다. 또 지난 7일에는 돈암2동 주민센터, 성북구청 앞에서 피켓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측에서 파악하기로는 합의서가 작성된 이후 신년 초에 현관 출입통제장치가 설치된 것을 우연히 단지 내에 들어간 조합원에 의해 알게 됐다"며 아파트 출입 통제는 이해하지만 현관에 못을 박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로 조합원들의 상심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코오롱글로벌 측은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아파트 현관 출입 통제 장치는 합의서가 작성되기 이전부터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단지 출입구 통제 요원 역시 일반 분양분이나 임대주택 등 조합원들을 제외하고 입주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보안상 업무를 원활히 하기 위한 질서유지 차원에서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 분담금 문제는 전 조합장과 합의해서 원만히 결정된 부분으로 절차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새 조합장이 선출된 만큼 입주가 끝나는 시점 전까지 상호 협의를 통해 성실하게 협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송은석 돈암·정릉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 상임이사는 "어쨌든 새  조합이 꾸려졌기 때문에 하루 빨리 이번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이후 아파트 단지 입구 및 성북구청 앞 등에서 피켓 시위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기자 ish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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