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날개 없는 추락…'1천원 초반' 예상도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 세계일보 -
비상 걸린 수출업체…매출액·영업이익 하락 우려
정부, “환율 방어 위해 모든 조치 고려하겠다”
  • 환율 하락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1080원선이 무너진 가운데 “10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은 “환율 쏠림 현상이 걱정스럽다”며 “환율 하락 속도를 낮추기 위해 모든 방편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전 거래일보다 2.30원 내린 1076.70원에 거래를 마쳐 연저점을 하루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사흘째 계속되는 하락세로 지난해 9월 8일(1075.10원) 이후 15개월만의 최저치다.

    전날보다 3.00원 내린 1076.00원에 개장한 외환시장은 이후 1077.80원까지 상승했다가 장중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받아 1076원대로 주저앉았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미국의 추가 통화정책 완화 기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1~12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달 말로 미국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끝나지만 여전히 미국 경기는 몹시 좋지 않아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연장하거나 4차 양적완화를 실시하는 등 경기부양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연방준비제도가 가진 단기 채권을 팔고 그만큼의 장기 채권을 사들이는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장기 금리를 낮게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이처럼 환율 하락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전자업계 등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수출 비중이 75~80%를 차지하는 현대기아차는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매출액이 약 2000억원(현대차 1200억원, 기아차 8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역시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부산한 모습이다. 해외 수주를 늘린 대형 건설사 역시 외환시장을 집중 모니터링하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10% 오르면 우리나라 공산품의 수출 가격은 평균 2.1% 상승한다. 이 경우 대표 수출 품목인 휴대전화는 4.4%, 반도체는 0.7%, 자동차는 0.1%씩 채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정부는 환율 방어 대책에 골몰하는 분위기다. 

    신 차관은 “급격한 환율 하락세를 막기 위해 기존의 거시건전성 3종 세트 이외에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외환시장에 대한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외환규제 3종세트는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부담금(은행세) 부과를 의미한다.

    신 차관은 특히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일별 기준으로 바꾸는 것과 역외차액선물환(NDF)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모든 조치를 고려 중”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 때문에 환율 하락세는 약간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11일 외환시장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에 대한 규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점 등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환율 하락폭을 제한한 것으로 여겨진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과 규제 강화 경계감이 달러화 하단을 가로막았다”며 “수출업체 네고 물량(달러 매도)도 뜸해 환율이 오후 내내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안재성 세계파이낸스 기자 seilen78@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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